美 "인플레 지니, 가두기 어렵다"

뉴욕=백종민 2022. 1. 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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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지니가 병 밖으로 나왔는데 들여보낼 수가 없다."

미국 경제 전문가 손성원 로욜라마운트대 교수가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웰스파고는 "인플레이션 관성을 깨기 어렵다"고 했고, RBC캐피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올해 4번, 내년 4번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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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물가, 램프의 거인처럼 가두기 어려워
유가·임대료 상승 요인 지속
1982년 인플레 상황과 달리 처방해야 지적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인플레이션 지니가 병 밖으로 나왔는데 들여보낼 수가 없다."

미국 경제 전문가 손성원 로욜라마운트대 교수가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미 월스트리트에서는 인플레이션을 동화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지니’에 비유해 왔다. 한 번 나오면 그만큼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1년 한해 7.0%나 상승한 인플레이션은 미국 경제의 장애물이다. 공급망 혼란이 해소되더라도 여전히 상승 요인이 많은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관리 목표인 2% 이하로 내려오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분간 고물가"… 파월의 선택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성명을 통해 식품값과 에너지값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이다. CNN방송은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값은 하락했지만, 소시지 등 다른 식품값이 상승세라고 전했다. 휘발유값도 12월 이후 하락했지만 최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다시 80달러를 넘어서면서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주택 임대료도 치솟고 있고 임금 상승도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도 지속될 전망이다. 임금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이 가격 상승 요인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는 상황도 우려된다. 손 교수는 "공급망 병목 현상은 완화되겠지만 막대한 규모의 경기 부양으로 인한 초과수요와 유동성 증가가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임금 상승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 스파이럴’ 현상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PI가 예상 수준을 기록하며 금융시장의 혼란은 다소 진정됐지만 경계심을 풀기에는 이르다. 웰스파고는 "인플레이션 관성을 깨기 어렵다"고 했고, RBC캐피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올해 4번, 내년 4번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의 정치 상황도 변수다. 고물가 속에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미 퀴니액대가 지난 7~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3%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2기를 맞이하는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982년과는 다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1982년과 다른 만큼 Fed가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는 진단도 있다. 1979년 취임한 폴 볼커 전 Fed 의장은 이란 혁명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9%까지 올렸다. 1982년에 결국 인플레이션은 잡혔지만,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미국 경기 하강과 실업률 상승을 겪어야 했고 멕시코와 중남미 국가들의 국가 도산과 부채위기를 지켜봐야 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오히려 1982년보다는 1946년과 1973년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1946년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억눌린 수요가 폭발한 경우이고, 1973년에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때다.

WSJ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현재 직면한 과제는 오늘날의 인플레이션이 1946년과 1966년 중에서 어느 때와 더 닮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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