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일반인도, 댄서도 스타덤..취향 세분화가 파괴한 예능 '성공 공식'

장수정 2022. 1. 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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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부터 댄서, 무명가수까지. 의외의 '주인공'들 속출

유튜버와 일반인이 단번에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받는가 하면, 무대 뒤에 있던 댄서와 무명이던 가수들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흥행을 주도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플랫폼에서 직접 선택해서 보는 시대가 되면서 의외의 흥행으로 놀라움을 유발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넷플릭스, 엠넷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이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10위에 올랐다. 한국 예능이 월드 순위 10위권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해변을 배경으로 서로의 마음을 탐색하고, 또 구애하는 이 데이팅 프로그램에는 유튜버 송지아와 배우 출신 사업가 최시훈, 댄서 차현승 등 이미 대중들에게 노출된 적이 있는 출연자부터 방송이 처음인 일반인 등 12명의 남녀가 출연했다.


‘솔로지옥’이 국, 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출연자를 향한 팬덤도 생겨났다. 유튜버 송지아는 방송 출연 전 50만 명 이하였던 SNS 팔로워 숫자가 방송 이후인 지금은 2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그는 현재 ‘아는 형님’ 등 예능 출연을 앞두고 있으며, 송지아 외 다른 출연진을 향한 인기도 뜨거운 상황이다.


유튜버와 일반인은 물론, 댄서와 무명가수 등 의외의 인물이 예능을 통해 팬덤을 형성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댄서 열풍을 이끈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모니카, 노제, 아이키 등 여성 댄서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무대 뒤에서 춤을 추던 이들을 주인공으로 나서 실력과 열정을 보여주자, 이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들이 쏟아졌다.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스트릿 걸스 파이터’에서는 이들이 마스터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행사에 초대되며 지금까지도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싱어게인’의 무명가수들이 큰 관심을 받으며 오디션 프로그램 흥행을 이끌기도 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는 축구 하는 개그우먼, 모델들을 향한 팬들의 지지가 이어진 적도 있다. 팬층이 탄탄해지면서 이들 프로그램은 시즌제로 그 인기를 활용하는 중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TV로만 콘텐츠를 틀어놓는 시대와는 달라졌다. 틀어놓고, 채널을 이동하다 걸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받아야 한다. 바통이 소비자에게 넘어가다 보니 그들이 직접 좋아하는 포인트를 찾고 또 이를 확대시키기도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각종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시청자들도 콘텐츠를 직접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물론 TV 프로그램들의 채널 간 경쟁도 꾸준히 있었지만, 지금은 유튜브와 포털 사이트, 각종 OTT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확실한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타겟 시청층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솔로지옥’의 PD들은 국, 내외 연애 프로그램을 이미 즐기고 있던 젊은 시청층을 사로잡기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PD들은 우선 솔직하고 당당한, 말 그대로 ‘핫’한 출연자들을 섭외하기 위해 운동하는 친구들로 모집 범위를 좁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여느 연애 프로그램과 달리 일반인이 아닌 출연자들까지 아울렀으며, 자막을 과감하게 포기해 해외 시청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도 했다. 타겟 시청층을 명확하게 하고, 이를 철저하게 분석해 겨냥한 것이 먹힌 셈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필승전략이 없어진 것 같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바뀌다 보니 이전에 쌓은 공식 같은 것들이 지금은 안 먹히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이제는 창작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재밌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도 있지만, 어떤 사람을 어떤 형식으로 각 플랫폼에 맞게 보여줘야 하는지를 추가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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