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투약..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전격 해부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1. 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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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끝까지 복용해야.. 증상 발현 5일 지나면 복용 못해
​진통제 등 병용 금기 약 28종
팍스로비드는 복용 시간을 지켜 5일간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DB

내일(14일)부터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국내 코로나 환자들에게 투여된다. 팍스로비드는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도 많고, 복용 시간도 잘 지켜서 먹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약으로 알려졌다. 팍스로비드는 어떤 약인지 정확히 알아보자.

◇팍스로비드, 코로나19 치료 원리는?

팍스로비드는 '니트마트렐비르'와 '리토나비르'의 복합제로 프로테아제 저해제 계열의 약이다. 프로테아제 저해제는 체내에서 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사용되는 프로테아제라는 핵심 효소의 작용을 막아 환자를 치료하는 원리의 약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바이러스는 확산을 위해 자기 자신을 복제할 때 반드시 3CL 프로테아제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야 하는데, 팍스로비드는 3CL 프로테아제를 자르고 변화시켜 활성을 차단한다.

이러한 원리 때문에 초기에 사용할 수록 효과가 좋다. 증상발현 5일 이내의 환자에게 팍스로비드를 처방하는 이유도 팍스로비드 작용에 근거가 있다.

◇아무나 못 먹는 팍스로비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게임처인저라 불리지만, 누구나 복용할 수 있는 약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PCR 검사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진된 환자 중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 및 중증도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이고, 체중 40kg 이상) 환자에게 투약하는 약이지만, 증상발현 경과 시간, 기저질환, 복용하는 약에 따라 제한이 많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저질환자 중에서는 중증 신장 장애 환자(eGFR<30)와 중증 간 장애(Child-Pugh C등급) 환자는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약물 성분은 28종이다. 진통제(페티딘, 피록시캄, 프로폭시펜), 항협심증제(라놀라진), 항부정맥제(아미오다론, 드로네다론, 플레카이니드), 항통풍제(콜히친), 항정신병제(루라시돈, 피모자이드, 클로자핀), 폐동맥 고혈압(PAH) 치료제(실데나필), 진정제·수면제(트리아졸람, 경구 미다졸람) 등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할 수 없다. 다만, 이 약들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조정, 변경하면 동시 복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일부 성분은 약 복용을 중단해도 팍스로비드 복용이 금지된다. 불안·우울 증상완화 '세인트존스워트', 간질약으로 사용하는 '카르바마제핀,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결핵약 '리팜피신', 전립선암 치료제  '아팔루타마이드' 등 총 6종은 복용을 중단해도 직후에 팍스로비드 투약은 불가능하다.

팍스로비드의 성분 중 하나인 리토나비르가 'CYP3A'의 활성을 억제해 특정 약물의 혈중 농도에 영향을 줘 부작용 위험을 증가시키고, 특정 성분은 리토나비르의 약효에 영향을 줘 약효가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식약처 강석영 의약품안전국장은 "팍스로비드를 투여했을 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면 약물 내성 위험까지 발생하기에 일부 약물은 투약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반드시 5일 먹어야 하는 약

팍스로비드 1회분은 분홍색 타원형 '니트마트렐비르' 300mg 2정과 흰색의 장방형 '리토나비르' 100mg 1정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에 정제 3개를 모두, 1일 2회, 12시간 간격으로 총 5일간 복용해야 한다.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며, 복용 중단 없이 5일간 약을 모두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항바이러스제인 약물 특성상 5일 분량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약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질환이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기 어렵다.

처방받은 분량을 제대로 복용했을 때 내성이 생길 가능성은 작다. 팍스로비드의 리토나비르 성분이 HIV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이다 보니 내성 위험이 더 클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팍스로비드는 복용기간이 5일로 짧아 내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리토나비르를 정상적으로 복용할 때 내성 발생 위험이 있는 경우는 치료하지 않은 HIV 감염이 있는 경우 정도다.

물론 복용 중 부작용이 생겼을 때는 약물을 중단할 수 있다. 부작용이 생기면 담당 의료기관 등에 부작용을 보고하고, 팍스로비드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팍스로비드 복용 후 간 이상, 미각변화, 설사, 고혈압, 근육통 증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복용 시간 놓쳤다면? '8시간' 지났는지 확인부터

팍스로이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약 복용 간격인 12시간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만일 12시간을 넘겼다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확인하고 대처하면 된다.

대한약사회 정수연 정책이사는 "팍스로비드는 복용할 시간 기준으로 8시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하고, 다음 번 약은 다음번 복용시간에 맞춰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용할 시간 기준으로 8시간 이상이 지났다면, 다음번 복용시간에 1회 용량을 복용해야 하고, 누락분 보충을 위해 2회 용량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도 복용 가능

팍스로비드 임상시험 참여자 80% 이상은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이 때문에 최근 급증하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에게도 효과가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데, 팍스로비드는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의 효소가 단백질의 증식을 억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라, 변이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식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은 없으나, 임상시험 이전인 세포실험 단계에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뮤 등 다양한 변이에 항바이러스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중증도 악화에 영향을 주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1881명 대상 2/3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4일 내 치료제 투여 환자군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9% 줄였다.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투약한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5%까지 줄였다.

◇증상 발현 5일 지나면 투약 못해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확진,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그 때문에 14일부터 투약을 시작하면 10일 이후 확진자부터 팍스로비드 사용이 가능하다. 증상이 시작된 지 5일이 지난 사람 중에서도 약물 복용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은 복용이 불가능하다. 약은 한정되어 있고, 증상 발현 5일이 지난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주헌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범정부지원위원회 사무국 총괄팀장은 "팍스로비드는 허가사항 자체가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 투약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유 팀장은 "5일이 원칙적으로 투약 대상이 아니다. 이 약의 임상시험은 5일 이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돼 5일이 지난 환자의 투약 효과는 관련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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