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형의 객석에서] 불굴의 의지로 다시, 희망의 선율..코로나에 지친 마음 생기 불어넣는다

2022. 1. 13. 09: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거장·명문 악단 대거 내한
코로나에 막혀있던 공연 갈증 해소
2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3년만에 내한
6월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첫 공연
공연계가 정성껏 차린 클래식 무대
코로나에 신기루처럼 스러지지 않기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2년째 접어든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야속한 건 지구촌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연예술계의 피해는 막심하다. 힘들게 준비했던 공연이 일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대재앙이었다.

그럼에도 클래식 음악 공연계 종사자들은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서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려 한다. 그들이 부지런히 준비한 공연들이 무사히 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 위로 희망과 불안의 시선이 교차한다. 장르별로 올해 우리나라 무대에 오를 화제의 연주단체와 연주자들을 살펴본다.

먼저 클래식 음악 공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를 보자. 4월 말~5월 초 프랑스 메츠 국립오케스트라가 서울, 대전, 대구 등 전국을 돈다. 올해 코리안심포니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다비트 라일란트가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베르네가 협연한다. 5월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피아니스트겸 지휘자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이끄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가 온다. 손꼽히는 인기를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함께한다.

다비트 라일란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6월에는 야니크 네제 세갱이 지휘하는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가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스타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를 위시한 메트 오페라 주역들도 함께 온다.

7월에는 지난번 KBS교향악단을 지휘해 신들린 연주를 펼쳤던 야프 판즈베던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이 내한공연을 갖는다. 7월5일과 6일에는 라파엘 파야레가 지휘하는 몬트리올 심포니가 우리나라 팬들 앞에 선다. 6일에는 흔들림 없는 중용의 연주를 자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협연한다.

최근 과감한 해석으로 클래식 팬들의 뇌리에 자리 잡은 지휘자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가 이끄는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가 7월 중 세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최고 인기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스케일 크고 우아한 연주를 선보인다.

9월에는 파보 예르비가 자신이 창단한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3년 만에 내한한다. 조국의 악단과 애정어린 앙상블로 시벨리우스나 차이콥스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지휘자 롱 유와 내한한다. 9월28일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장 하오천과 10월1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소프라노 이명주와 한 무대에 선다.

10월 런던 심포니와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의 내한은 최대 화제작 중의 하나다. 2018년 이들의 내한연주로 들었던 시벨리우스는 뭔가 달랐다. 곡을 해체한 뒤 다시 조립한 느낌이랄까. 래틀이 곳곳에서 강조한 약음의 고요함은 어둠 뒤에 더 선명한 빛처럼 강주의 효과를 최고로 높였다. 래틀이 베를린 필보다 런던 심포니를 훨씬 더 큰 폭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역설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하이팅크와 LSO가 선보였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의 감동을 재현할 브루크너 교향곡 7번과 조성진이 협연할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광시곡이 기대된다.

10월19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산투 마티아스 루발리가 이끄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다시 한 번 협연한다.

수석지휘자 마르쿠스 포슈너가 이끄는 린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는 10월26일과 27일 한국에 온다. 특히 첫날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환상적인 레퍼토리다.

11월에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가 1996년 이후 26년 만에 두 번째 서울무대에 선다. 음악감독 로빈 티치아티가 지휘봉을 잡으며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액스가 협연한다.

역시 11월에는 키릴 카라비츠가 지휘하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가 김선욱의 협연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과 3번 등을 연주한다.

12월엔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주빈 메타와 내한한다.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여기서도 호흡을 맞춘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오케스트라.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국립오케스트라는 12월 서울 외 3개 도시를 순회공연한다.

다음으로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을 살펴본다. 2월에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3년 만에 내한하고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4월에는 육감적인 매력의 피아니스트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의 독주회가 열린다. 역시 4월에는 2019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알렉산드르 칸토로프, 5월에는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드미트리 마슬레예프의 독주회가 각각 펼쳐진다. 5월 마우리치오 폴리니의 첫 내한에는 수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욱의 피아노 리사이틀과 로버트 레빈의 독주회도 5월 중 열린다.

6월에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내한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DG음반으로 익숙한 얀 리시에츠키와 중국의 피아노 스타 유자 왕도 6월을 빛낼 피아니스트다.

7월에는 몬트리올 콩쿠르 우승자 김수연이 독주회를 열고 8월에는 쇼팽 스페셜리스트 당 타이 손, 9월에는 슈베르트 해석의 권위를 인정받는 폴 루이스가 내한한다. 10월에는 백건우의 그라나도스 고예스카스 연주회, 11월에는 이고어 레비트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기대를 모은다. 특히 레비트는 키릴 페트렌코 지휘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와 인상적인 협연을 했었고 2020년 예정됐던 첫 독주회가 이번으로 미뤄졌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낸 그답게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만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역시 11월에는 여성 피아니스트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역사적인 첫 독주회가 벌써부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장기인 쇼팽과 슈베르트를 연주할 예정이다.

2021년 예정됐던 독주회를 건강상의 문제로 취소했던 거장 엘리소 비르살라제도 11월에 온다. 12월에는 리즈 콩쿠르 우승자 에릭 루가 독주회를 연다.

다음으로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회를 보자. 2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와 마티외 에르조그가 지휘하는 아파시오나토 앙상블이 내한 투어를 한다. 3월에는 니컬라 베네데티와 스코티시 앙상블이 비발디 협주곡, 쇤베르크 정화된 밤 등을 연주한다. 비에냐프스키 콩쿠르 2위 입상 이후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에서 인기를 자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내한해 연주를 펼친다.

10월에는 2016년 16세 때 도이치그라모폰과 최연소 음반 예약을 체결했던 풋풋한 다니엘 로자코비치의 연주를 볼 수 있다. 2017년 통영에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이후 첫 리사이틀이다. 11월에는 개성 만점의 거장 오귀스탱 뒤메이가 독주회에서 멘델스존, 브람스, 슈만 등을 연주한다. 이차크 펄만도 11월에 공연하며 12월에는 공연애호가들의 후회 없는 선택으로 손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의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공연이 예정돼 있다.

5월에 공연할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연주자다. 이 밖에 10월 젊은 현악 4중주단의 명문으로 꼽히는 비전 스트링 콰르텟의 첫 내한도 관심거리다. 성악 분야에서는 2월 DG음반을 발매한 소프라노 박혜상의 리사이틀, 5월과 6월 현재 최고의 테너로 손꼽히는 요나스 카우프만을 만날 수 있다. 12월에는 이언 보스트리지와 그의 지음과도 같은 줄리어스 드레이크의 듀오 콘서트가 열린다. 이 밖에 9월 탁월한 오보이스트 프랑수아 를뢰와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슈트로세가 꾸미는 리사이틀도 기대된다.

공연 관계자들이 정성껏 차린 이들 무대들이 신기루로 스러지지 않고 우리 앞에 실체로 나타나길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2022년 클래식 애호가들이 거는 희망의 모습이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