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술파티 사과에도 여야 사임론 맹공

조유진 2022. 1. 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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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관저에서 수차례 음주 파티를 벌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존슨 총리의 개인 수석비서 마틴 레이널즈가 총리실 직원 100명에게 관저에서 열리는 음주 파티에 초청하는 이메일이 공개된 직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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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생명 최대 위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출처:CNBC)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관저에서 수차례 음주 파티를 벌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당인 보수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박에 가세하면서 존슨 총리의 정치적 생명이 최대 위기에 놓였다.

BBC·CNBC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중 관저에서 음주 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이날 정례 의회에 참석해 "나와 정부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옳지 않은 일들이 있었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2020년 5월20일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에 참모진들과 25분간 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파티가 아니라 직원들을 격려하는 업무 행사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나라 국민들이 지난 18개월 동안 각고의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파티 참석자 모두를 사무실로 돌려보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존슨 총리의 사과는 전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응답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긴 뒤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성인 59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존슨 총리의 사임을 묻는 질문에 56%가 '그렇다'고 답했다. '총리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답이 27%이고 17%는 '모른다'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존슨 총리의 개인 수석비서 마틴 레이널즈가 총리실 직원 100명에게 관저에서 열리는 음주 파티에 초청하는 이메일이 공개된 직후 이뤄졌다.

메일에는 "우리는 화창한 날씨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오후 6시 관저 정원에서 거리두기를 지키는 파티가 열릴 예정이니, 각자 마실 술을 들고 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자리에는 존슨 총리 부부를 비롯해 40명의 관료, 직원들이 참석했다.

2020년 5월 코로나19 첫 봉쇄기간 동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부부가 관저에서 측근들과 음주 파티를 즐기고 있다.(사진출처:가디언)

영국에서는 이미 존슨 총리와 총리실 직원들이 봉쇄 기간에 몇 차례 음주 파티를 즐겼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보궐선거 참패와 핵심 각료 이탈 등으로 정치적 위기에 내몰린 존슨 총리에 대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존슨 총리의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파티는 끝났다"며 "남은 문제는 국민이 쫓아낼 것인가, 스스로 품격있게 물러날 것인가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티에 참석하는 것인 줄 몰랐다는 존슨 총리의 해명은 너무 말이 안 돼서 국민을 모욕하는 수준"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웨스트민스터 대표도 존슨 총리가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비난하고, 그렇다면 보수당 의원들이 나서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당에서조차 사임 요구가 나오고 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더글러스 로스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가 자리를 더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평의원 모임 부회장인 윌리엄 래그 보수당 의원은 파티 관련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 일정 후 의원들이 모여 있는 방을 찾아가 평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평의원들이 단체로 움직이면 존슨 총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켄트대 정치학 교수인 매튜 굿윈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존슨의 리더십에 대해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환멸을 느끼는 것은 음주 파티가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유류 운송 기사가 부족해지면서 발생한 영국 전역의 주유대란이 벌어지고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존슨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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