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원자재 가격에 가격 인상 고민하시나요

2022. 1. 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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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가격 인상은 타이밍과 전략이 핵심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 둬야 영업 수월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2년여간 대부분 기업은 비용 절감과 시장 수요 대응에 집중했다. 가격 조정은 최근까지도 후순위였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경영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 6월 미국 내 소비자물가지수는 5.4% 상승했는데, 이는 리먼 사태 직전이던 2008년 8월 이후 월간 최대 상승치다. 2020년 7월 이후 원자재가 또한 지속 상승 중이다.

제조사·유통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주저한다. 그러나 원가 상승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최대한 버티다 가격을 인상하면, 오히려 기존 가격과 마진 체계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고객 만족도는 하락한다.

일례로 한 글로벌 패키징 기업은 수 분기에 걸쳐 연간 20%나 상승한 원자재가를 감내하다 마침내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이런 전면적 가격 조정은 기존 가격 전략과 상충했다. 영업 인력도 적절하게 고객 대응을 못했다. 결국 해당 기업은 3개월 만에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잃고 가격을 일부 재조정해야 했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가격을 1달러 인상하더라도 관리가 부실하면 66센트는 효과가 없다. 원자재값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가격 조정을 고려하는 업체는 다음 단계를 신중하게 수행해야 한다.

첫째, 명확한 데이터 구축이다. 지난 2~3년간의 거래와 계약에 대해 원가, 가격, 최종 공헌이익에 이르는 단계별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원가 변동이 매출원가에 명확히 반영되도록 표준원가, 실제원가, 예측원가 산정 프로세스를 개편해야 한다. 가격 조정이 향후 수익에 미칠 영향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어야만, 직감이 아닌 통찰(insight)에 기반한 가격 설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논리나 즉시 재협상이 필요한 단기 개선책을 신속하게 도출할 수 있다.

둘째, 가치에 기반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가변적 가격 책정)이다. 가격 설정 전략은 상황에 따라 맞춤화해야 한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품 사업은 가격을 상품지수(Commodity Index)에 연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원자재값 전가(pass-through)가 늦어져 이윤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경쟁사 대비 자사 제품이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기반으로 가격 책정을 하거나, 원가 변동분을 점진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전략이 적합하다.

셋째, 영업 인력의 확신이다. 가격 책정만큼이나 제대로 된 가격 실행이 중요하다. 교육, 인센티브, 핵심성과지표 등 포괄적인 성과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영업 인력에게 자신감을 줘 고객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벤더가 아닌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해 가격 인상이 윈윈(Win-Win) 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맥킨지 경험에 따르면 많은 조직은 데이터와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실행을 미룬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은 기본적인 분석 툴과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체계적인 가격 조정을 통해 기업은 원가 변동에 대응하며 건강한 가격 체계를 수립하고 고객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김수미 맥킨지 부파트너]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2호 (2022.01.12~2021.01.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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