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그랑 크뤼 피노와 견줘도 손색 없다

입력 2022. 1. 13. 08:39 수정 2022. 1.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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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
아멜리에 샤를 스파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이 밝았다. 좋은 와인과 함께 새해 새 희망을 이야기해보자.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되는 아멜리에 샤를 스파(Domaine Amélie & Charles Sparr) 와인을 추천한다.

샤를 스파는 1634년부터 알자스에서 대대로 와인을 양조해온 피에르 스파 가문의 12대손이다. 부르고뉴에서 양조학과 마케팅 연구 과정을 공부했다. 2007년 샤를의 부친은 알자스 지역 베블렌하임 협동조합에 와이너리를 매각했지만, 가족이 소유한 12헥타르 포도밭은 삼촌과 사촌에게 분할했다. 샤를은 와인 양조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모은 돈으로 2010년에 이 포도밭을 친척에게 다시 구입했다. 특히 알자스 중심부 최고 포도밭인 맘부르그(Mambourg)를 포함해 8헥타르의 그랑 크뤼 포도밭을 소유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현재 남부 알자스 중심부에 18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샤를은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에 있는 페르노드-리카르에서 2년간 근무하고 알자스로 돌아와 와인 박람회에서 우연히 부인 아멜리에를 만났다. 아멜리에의 가문은 비그로블레스 데 두 린(Vignobles des Deux Lunes)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1997년부터 유기농법, 2003년부터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포도밭을 관리 중이었다. 뜻이 맞은 부부는 2013년 고향인 알자스 콜마 남쪽 베톨샤임에 자신들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부부는 부르고뉴의 친구인 샤를 라쇼(Charles Lachaux)에게 전수받은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모든 포도밭을 운영했다.

식물 에너지를 차단하지 않기 위해 포도나무 덩굴을 분산시키지 않고, 병충해 예방을 위해 농약 대신 포도나무 사이에 쐐기풀, 카모마일, 민들레, 말꼬리 등의 식물을 자라게 했다. 곰팡이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구리와 유황을 사용한다. 모든 포도밭은 말을 이용해 쟁기질하며, 수확한 포도는 와이너리에 도착하기 전에 으깨지지 않도록 수작업으로 작은 통에 옮겨 담는다. 특히 와인의 발효 숙성 과정은 포도 품종, 포도밭, 수확한 시기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병입 때까지 유황을 사용하지 않으며, 모든 와인은 젖산 발효를 거친다. 가령 리슬링은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양조하지만, 나머지 포도 품종은 모두 오스트리아산 오크 배럴(225ℓ 혹은 600ℓ)에서 발효, 숙성한다.

이런 식으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한 와인을 부부는 몇 년 동안 도매상(네고시앙)에 판매했다. 2017년 빈티지부터는 전통적인 와인 양조에서 벗어나 리슬링, 피노 그리, 게뷔르츠트라미너, 피노 누아, 시라, 피노 블랑, 무스카트, 피노 오세로아 등 다양한 포도 품종으로 만든 자신의 브랜드 와인 판매에 나섰다.

피노 누아 포도 품종 100%를 사용해 양조한 2018년산 와인을 시음했다.

시골스하임(Sigolsheim) 언덕의 석회암 기반 토양에서 자란 수령 15년 포도나무에서 손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와인이다. 부르고뉴 그랑 크뤼 피노 누아 와인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맛이었다. 옅은 체리 색에 아로마는 체리, 석류, 우드 스모크, 백악질 흙, 약간의 신선한 허브, 모란, 잘 익은 삼나무 향이 나타난다. 산도가 적절히 낮고, 적당한 타닌과 보디감이 좋으며, 균형감이 매우 탁월하다. 입안에서 톡 쏘는 듯한 밝고 투명하면서 섬세한 풍미의 강렬한 느낌이 있다. 균형 잡힌 긴 여운도 매력적이다.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양고기 구이, 로스트 비프, 파스타 등과 잘 어울린다.

[고재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2호 (2022.01.12~2021.01.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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