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비커밍 김정은 | 북한 전문가가 파헤친 젊은 독재자의 삶과 야망

정다운 입력 2022. 1. 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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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지음/ 손용수 옮김/ 다산북스/ 2만원
“미친 뚱뚱보 애송이인가, 겁 없는 거인인가?”

2009년부터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ODNI)에서 북한 담당 선임 분석관으로 일한 저자가 “김정은이 너무 커버린 망나니인지, 아니면 지역 평화를 갈망하는 국제적인 정치가인지에 따라 세계 안보는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며 책에 쓴 서문 일부다.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차관보로 발탁되기도 한 저자는 김정은의 진정한 모습, 즉 그의 세계관을 형성한 북한 정권의 뿌리와 그의 성격, 그리고 야망을 이해하지 못하면 ‘비핵화’ 목표를 달성한 정책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고 본다.

책은 진지하게 볼 필요 없는 ‘애송이’와 무한한 힘을 가진 ‘거인’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민낯을 파헤친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보다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돼 있다. 젊은 나이에 북한의 지도자가 된 점,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보여준 뜻밖의 면모 때문이다. 사람들은 외모 때문에 그를 우스꽝스러운 만화 주인공으로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이미지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김정은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핵 유산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스스로의 입지를 통제한다는 판단에서다.

저자는 손바닥 뒤집듯 널뛰는 김정은의 기행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배경을 가족사를 통해 정리해야 하며 숨은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근거는 김정은의 가족사에 있다. 책은 북한 초대 지도자로 수령 유일 체제를 확립한 김일성과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의 은둔형 지도자’였던 김정일을 통해 김정은이 자랑스러워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 지키고 싶어 하는 것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재일 동포 여배우의 차남으로 태어난 김정은이 끝내 이복형을 암살하기까지의 생존 방식과 심리, 또 장성택 처형으로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에 던진 메시지, 리설주가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히 한 방법도 분석한다. CIA가 보유한 각종 외교 문건과 북한 관련 논문, 탈북자 진술은 물론 김정은과 한솥밥 먹던 친인척과 최측근들의 증언이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김정은의 ‘진짜 민낯’은 무엇일까. 저자는 “핵무기는 그(김정은)의 권력을 단단히 하고 김 씨 왕조의 영생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라며 김정은이 순순히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세계 평화와 종전을 실현하기 위해 한반도와 주변 국가들이 어떤 전략으로 북한을 대해야 할지 메시지를 던진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2호 (2022.01.12~2021.01.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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