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음주가 부르는 '역류성 식도염' 맵고 짠 음식 멀리..식사 직후 눕지 마세요

나건웅 2022. 1. 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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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 위치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발생한다. 사진은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중앙대병원 제공)
‘역류성 식도염’은 위(胃) 속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염증을 말한다. 과음·과식 등 잘못된 식습관이 부르는 병으로,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460만명에 육박했다. 흔한 병이라고 쉽게 보거나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재발률이 높은 데다 식도암 등 중대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속이 쓰리거나 화끈거리고 위액과 신트림이 자주 올라오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음식이 식도를 따라 내려가는 속도가 늦거나, 중간에 걸려 음식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목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만하다. 만성 기침이나 목소리가 갑자기 쉬는 등 천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도 소화기 쪽 문제를 의심해볼 만하다. 역류하는 위산에 후두가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결과일 수 있다.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기면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한다. 하부식도괄약근은 위와 식도 경계 부위에 위치한 근육으로 ‘밸브’ 역할을 한다. 음식을 삼킬 때는 괄약근이 열려 음식이 식도를 따라 내려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괄약근이 닫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다. 괄약근 조절 기능이 약해지거나 느슨해지면 역류를 막지 못한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 센터장은 “기름진 음식과 커피, 술 등에 포함된 여러 물질이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칼슘길항제, 항콜린제 같은 약물도 괄약근 압력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역류성 식도염 원인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식사 직후 몸을 눕히거나 구부려 위 내용물이 식도와 가까워지거나 또 과음에서 비롯한 잦은 구토로 인해 위액이 역류하기 쉽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이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맵고 짠 자극적인 인스턴트 음식, 그리고 음식 섭취 후 바로 눕는 생활 습관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 캠핑의 경우 모든 안 좋은 요건을 충족한다. 가급적이면 차 밖으로 나와서 바른 자세로 식사를 하고, 산책 등 가벼운 활동을 통해 소화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 궤양·출혈·협착 등 여러 합병증 유발 가능성도 높인다. 식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향후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바렛식도’가 나타나기도 한다. 식도에 반복적으로 상처가 나고 아무는 과정에서 식도 편평세포가 변형되면서 발생한다.

빠른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 치료가 기본이다. 위산 억제제를 사용해 식도가 스스로 아물 시간을 벌어주는 식이다. 단 재발 가능성이 높아 장기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생활 습관 교정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편이 더 낫다. 음주·흡연·과식을 지양하고 식후에 바로 눕거나 자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커피·탄산음료·초콜릿·신맛이 나는 주스나 향신료 등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2호 (2022.01.12~2021.01.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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