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음주가 부르는 '역류성 식도염' 맵고 짠 음식 멀리..식사 직후 눕지 마세요
속이 쓰리거나 화끈거리고 위액과 신트림이 자주 올라오는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음식이 식도를 따라 내려가는 속도가 늦거나, 중간에 걸려 음식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고 목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만하다. 만성 기침이나 목소리가 갑자기 쉬는 등 천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도 소화기 쪽 문제를 의심해볼 만하다. 역류하는 위산에 후두가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결과일 수 있다.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기면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한다. 하부식도괄약근은 위와 식도 경계 부위에 위치한 근육으로 ‘밸브’ 역할을 한다. 음식을 삼킬 때는 괄약근이 열려 음식이 식도를 따라 내려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괄약근이 닫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다. 괄약근 조절 기능이 약해지거나 느슨해지면 역류를 막지 못한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 센터장은 “기름진 음식과 커피, 술 등에 포함된 여러 물질이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칼슘길항제, 항콜린제 같은 약물도 괄약근 압력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역류성 식도염 원인은 이 밖에도 다양하다. 식사 직후 몸을 눕히거나 구부려 위 내용물이 식도와 가까워지거나 또 과음에서 비롯한 잦은 구토로 인해 위액이 역류하기 쉽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이 역류성 식도염 위험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맵고 짠 자극적인 인스턴트 음식, 그리고 음식 섭취 후 바로 눕는 생활 습관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 캠핑의 경우 모든 안 좋은 요건을 충족한다. 가급적이면 차 밖으로 나와서 바른 자세로 식사를 하고, 산책 등 가벼운 활동을 통해 소화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식도 궤양·출혈·협착 등 여러 합병증 유발 가능성도 높인다. 식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향후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바렛식도’가 나타나기도 한다. 식도에 반복적으로 상처가 나고 아무는 과정에서 식도 편평세포가 변형되면서 발생한다.
빠른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 치료가 기본이다. 위산 억제제를 사용해 식도가 스스로 아물 시간을 벌어주는 식이다. 단 재발 가능성이 높아 장기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생활 습관 교정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편이 더 낫다. 음주·흡연·과식을 지양하고 식후에 바로 눕거나 자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커피·탄산음료·초콜릿·신맛이 나는 주스나 향신료 등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2호 (2022.01.12~2021.01.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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