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파니게임즈 "'펜디온', 진입장벽 낮춘 MMOSLG" [글로벌게임허브센터]

강한결 2022. 1. 1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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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재 엔파니게임즈 대표.   사진=문대찬 기자

[편집자주]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이 설립한 중소게임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시설이다.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이곳에는 현재 50개의 게임개발사, 30개의 창업준비팀이 입주해 꿈을 키우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굿게임상’을 받은 ‘MazM: 페치카’의 제작사 ‘자라나는 씨앗’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성장한 개발사다. 이밖에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는 개발사도 여럿 있다. 쿠키뉴스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입주한 게임사들의 이야기를 3주간에 걸쳐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엔파니게임즈의 권영재(42) 대표는 21년째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권 대표는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 제작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그의 맘 한편에는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창의적이고 콘텐츠가 방대한, 하드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권 대표를 만나 그와 엔파니게임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엔파니게임즈의 권영재 대표입니다. 2002년부터 게임업계에 몸담았고요. 이전에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엔파니게임즈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엔파니게임즈는 올해로 창업한 지 5년 차를 맞은 개발사입니다. 제법 오랜 시간 게임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는데, 어느 순간 창의적이면서도 콘텐츠가 많고 스케일이 큰 하드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지금의 회사를 차리게 됐어요.

'펜디온' 플레이 화면.   엔파니게임즈

엔파니게임즈의 작품인 ‘펜디온’은 어떤 게임인가요? 

‘펜디온’은 2019년 말부터 엔젤게임즈와 함께 개발한 게임인데요. 엔젤게임즈가 해외 퍼블리싱을 맡고 있습니다. 12일부터는 엔파니게임즈 측으로 한국 판권이 이관돼 자체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이 작품은 다중접속시뮬레이션게임(MMOSLG)과 방치형 장르를 결합한 작품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가 가능하죠. 예를 들어 성 밖에 있는 병력에 탐험을 지시하면 자동으로 전투가 반복되는 방식입니다. 이전에는 이러한 플레이 방식이 거의 없었는데요. 저희는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집형 RPG의 특징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SLG게임이 단순히 병력을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저희 게임은 몬스터를 수집해 병력을 꾸릴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장르를 혼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SLG게임은 중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장르인데요.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는 ‘라이즈 오브 킹덤즈’ 같은 게임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그동안 나왔던 작품을 그대로 답습하면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 게이머에게 익숙한 장르인 수집형 RPG를 가미한 것이죠. 또한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좌관 시스템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엔파니게임즈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원래 대형게임사 원화가 출신의 공동창업자가 한 분 계셨는데요. 창업 2년 동안 경영진이 여러 가지 손해를 봤어요. 결국엔 그 분도 힘들다고 하시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저 혼자 남아 어떻게든 개발에 매진하다 보니 오픈 단계까지는 오게 됐습니다.  

오픈 초반 회사에 서버 전담 인력이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사실상 제가 다 업무를 담당했거든요.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MMO게임은 오픈 초반 서버 이슈가 발생합니다. 물론 대형 게임사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하면서 홍보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작은 회사는 그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때 이용자분들의 이탈이 있었는데, 당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워요. 개인적으로는 이용자분들도 조금만 인내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는 어떻게 입주하시게 됐나요?

관련 사업에 대한 공모를 보고 지원서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센터 측에서도 지원서와 사업 비전을 검토한 후 저희를 뽑았습니다. 초반 센터 측에서 일정 수준의 인원 채용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는데, 현재는 목표치를 모두 달성한 상태입니다.

권영재 엔파니게임즈 대표.   사진=문대찬 기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들어와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말씀해주세요

가장 큰 도움은 역시 사무실 지원이죠. 또한 게임개발자 협회 쪽에서도 사업적인 방향으로 여러 가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센터에 많은 게임사가 입주해 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이 경험이 많은 분들이거든요. 사실 아무런 정보 없이 사업을 한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인데 이분들과 소통을 하면서 배운 것이 많습니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소한 부분을 조금 더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를 들면 공과금 같은 부분인데요. 지금은 센터 측에서 공과금의 절반을 지원해줍니다. 물론 이 부분도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이 50%마저도 부담스러워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있어요. 사무실 임대 같은 큰 혜택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소소한 부분까지 더 도움을 주신다면 개발사 입장에서도 더욱 든든하겠죠. 

최근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면서 게임산업의 규모도 커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게임사가 많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근간이 되는 풀뿌리 게임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제가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소규모 스타트업은 정말로 재정 투자를 받기 힘들어요. 게임산업 전체의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벤처 자본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나마 대형게임사에서 조금씩 투자를 하고는 있는데 실패 가능성이 낮은 작품을 위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쉽게 말해 스타트업 게임사 입장에서는 ‘터지면 대박, 아니면 쪽박’인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는 것이죠. 중간이 사라진 셈입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큰 회사들이 계속해서 재투자해야 합니다. 얻은 것을 다시 환원하는 사회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대형 게임사의 존속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에요. 

10년 전과 비교해볼게요. 그 많던 중견 개발사가 거의 다 사라졌어요. 이제는 대형 게임사도 게임 개발을 중국에 맡겨야 할 상황까지 이르렀어요. 과장을 조금 보태면 요새는 IP(지식재산권) 빼고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경우도 허다해요. 기술력과 경력적으로 허리 역할을 해야 하는 중견 개발사가 사라지다 보니 인력 문제도 생깁니다. 여기에 대기업은 신입을 잘 채용하지 않으려 해요.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 개발사 의존도가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 개발자들의 인건비는 날로 올라가고, 국내 개발자들의 역량이 밀릴 수도 있어요. 결국 한국 게임업계가 건강해지려면 대형 게임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향후 게이머에게 엔파니게임즈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보드게임을 온라인화하는 회사로 시작했습니다. 함께 만나서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기억됐으면 해요. 사실 전략 보드게임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아요. 그런데 저희 작품은 그중에서도 허들이 낮은 편이에요. 그러면서도 애호가분들도 즐길 수 있습니다. 펜디온도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엔파니게임즈의 CI에는 모두 모여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요. 저희 작품을 그렇게 기억해주시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네요.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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