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다 편하고 안전한 학교.. 아이들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이도경 2022. 1. 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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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대전환 프로젝트 2021] ⑭ 새해 달라지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미래의 학교는 집보다 안전하고 편한 곳이어야 한다.”

교육부가 12일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2022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2.0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학교 건물 518동에 1조82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 첫해였던 지난해 일부 지역 학부모 반발로 사업이 어그러졌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학교 구성원의 합의 절차를 강화했다. 또한 학생 안전을 미래학교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추가했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학교가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는 학교 설계를 도입하기로 한 점도 특징이다.

학부모 동의해야 사업 착수

교육부는 지난해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에 484개교(건물 702동)를 선정하고 3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서울 일부 지역 학부모들은 공사 기간 학습권이 침해되고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교육부는 학부모 반발이 있었던 14개교에 대한 사업 선정을 철회하고 재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학교 현장에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단순히 노후 학교시설 개선사업으로 인식해 학부모 대상으로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반발이 컸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 동의 절차를 의무화했다. 학교와 교육청이 사전에 충분하게 학부모에게 설명해 동의를 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가 이뤄져야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부모 과반 동의’ ‘학부모 3분의 2 동의’ 같은 구체적인 합의 수준은 학교와 교육청이 자체 설정토록 했다. 학교 구성원의 합의가 일정 수준 도달했다는 판단이 들면 교육부에 사업을 신청하고 교육부는 합의 수준을 판단해 사업 대상 학교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안전’을 새 키워드로

학교 안전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그린’ ‘스마트’ ‘공간혁신’ ‘학교복합화’ 4개 핵심 개념을 담고 있다. 그린은 학교 건물 자체를 저탄소 건물로 설계하고 학교 자체를 생태교육의 ‘교보재’로 활용한다는 개념이다. 스마트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구상이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할 수 있는 첨단 환경을 조성해 미래형 수업을 뒷받침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공간혁신은 학생과 교사가 학교 공간을 분석하고 미래형 수업을 위해 필요한 공간을 스스로 창출하는 게 핵심이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의 사전기획 단계에서 차용됐다. 사전기획이란 학교의 미래 비전을 학교 구성원이 합의해 설정하고 교육 당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학교 복합화는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개념으로 학교와 지역 대학, 지역사회의 협업을 이끌어낸다는 내용이다. 좁은 교실과 학교의 틀을 벗어나 지역사회의 교육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 4개 핵심 개념을 통해 기존 노후학교 환경개선 사업과의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교육부는 여기에 ‘안전’을 핵심 개념으로 추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학부모들이 안전 우려를 다수 제기했는데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학교가 공사에 들어갔을 때 학생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기로 했다. 학교가 공사에 들어가면 학생들은 남는 공간에서 수업을 받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모듈러 교사(이동식 건물로 공장에서 제작해 학교 운동장 등에 설치)에서 공부하게 된다.

“집보다 안전하고 편한 학교”

일부 학부모는 과거 컨테이너 교실을 떠올리며 모듈러 교사 설치에 강력 반발한다. 교육부는 첨단 공법으로 설치되는 모듈러 교사는 과거 컨테이너 교실과는 비교하기 어렵고 기존 노후 교실보다 쾌적하고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역의 일부 학교에선 모듈러 교사를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교실을 확충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교육부는 스프링클러 설치 등 기존 모듈러 교사의 안전성을 더욱 높여 학부모들의 우려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선정된 학교들이 사전기획과 설계 과정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게 되므로 학생 안전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학교 설계에서는 ‘감염병에 강한 학교’를 추가했다. ‘교육시설의 안전·유지 관리 기준’에 감염예방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학교 설계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설계 지침이 나온 건 아니지만 실내 환기 시스템을 강화하고, 교실 공간을 감염병 차단에 적합하게 디자인하는 내용 등이 담길 전망이다. 그 밖에 앞으로 지어지는 학교 건물은 일반 건물에 적용하는 법적·제도적 기준을 한층 까다롭게 적용해 안전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강복 교육부 미래교육추진담당관은 “미래의 학교는 적어도 집보다는 편하고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고 싶고 오래 머무르고 싶어야 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어도 학부모와의 소통이 부족하면 추진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난해 사업 과정에서 인식했다. 미래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도록 현장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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