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로마의 평화, 하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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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지중해 연안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가 재위했던 41년 동안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로마 시민권자들에게 평화였을지언정 로마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시기였을 것입니다.
팍스 로마나는 로마 사람들에게만 평화를 가져다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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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지중해 연안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옥타비아누스입니다. 그는 시저의 양아들로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재산과 권력을 물려받았고 로마를 함께 다스리던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유일무이한 권력자가 됩니다. 그전까지 로마는 공화제로 운영됐지만, 옥타비아누스는 황제가 됐습니다. 이때 유명한 칭호가 붙는데 ‘아우구스투스’였습니다. 존엄한 자라는 의미죠.
그가 재위했던 41년 동안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가 정말 평화로웠을까요. 역사에는 “정복 전쟁을 최소화하고 태평성대를 누렸던 평화의 시기”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로마 시민권자들에게 평화였을지언정 로마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시기였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팍스 로마나 시기에 이스라엘이라는 변방 국가에서 일어난 아주 작은 일화입니다. 유대의 늙은 제사장 사가랴와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나이가 많았지만 아이를 갖게 됩니다. 이때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한 친척 마리아가 그들을 방문했습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인사를 건네자 엘리사벳 배 속의 아이는 뛰어놀았습니다. 그러자 엘리사벳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대는 여자들 가운데서 복을 받았고, 그대의 태중의 아이도 복을 받았습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내게 오시다니 이것이 어찌 된 일입니까? 그대의 인사말이 내 귀에 들어왔을 때 태중의 아이가 기뻐서 뛰놀았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질 줄 믿은 여자는 행복합니다.”(눅 1:42~45)
엘리사벳의 말에 마리아는 ‘답가’를 전합니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비천함을 돌보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모든 세대가 자신을 행복하다고 할 것이랍니다.(눅 1:48) 찬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그는 그 팔로 권능을 행하시고 마음이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셨으니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사람을 높이셨습니다. 주린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고, 부한 사람들을 빈손으로 떠나보내셨습니다. 그는 자비를 기억하셔서 자기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눅 1:51~54)
팍스 로마나는 로마 사람들에게만 평화를 가져다 줬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우쭐댔고 비천한 사람들을 밟고 일어섰습니다. 아우구스투스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황제는 고대의 왕들보다 더 높은 지위를 누리며 전 세계를 통치했고 그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배부르게, 그렇지 않은 자들은 빈곤과 궁핍으로 내몰았습니다.
마리아의 찬양 시는 너무나도 정확하게 그런 시대에 대안이 됩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사람들을 흩으시고 제왕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며 그들에 의해 비천함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높이신답니다. 배고픈 사람들을 좋은 것으로 배부르게 하시며 부한 사람의 손에 들려있는 것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신답니다. 이 찬양 시가 10대 소녀 마리아의 입에서 고백 된 것이라니. 그녀의 영성과 세상을 보는 지혜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우리에게도 마리아의 고백과 영성은 유효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이 평화라고 규정한 것들과 하나님 나라의 평화가 서로 부딪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힘으로 이루는 평화, 돈으로 이루는 평화가 아니라 연약한 사람들을 돌보시고 당신의 백성을 위해 아들의 생명까지도 내어놓으신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바라보며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오늘의 작은 마리아입니다.
민대홍 파주 서로교회 목사
◇파주 출판도시에 있는 서로교회는 출판을 통한 문서선교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작은교회이며, 평신도가 신앙의 주체가 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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