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은 이제 '청두의 별'..부임 첫 해 1부 승격 견인
중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서정원 감독이 중국 내 축구 한류 열풍에 불을 댕겼다. 중국 2부리그 클럽 청두 룽청 지휘봉을 잡은 첫 해 1부 승격을 이끌어내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서 감독이 이끄는 청두는 12일 열린 2021시즌 중국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후반 27분 호물로가 터뜨린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다롄 프로에 1-0으로 이겼다. 앞선 1차전을 1-1로 비긴 청두는 2차전 전적을 묶어 2-1로 앞서 1부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2014년 창단한 청두가 수퍼리그(프로 1부리그) 무대를 밟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 감독은 지난해 청두 사령탑에 올랐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1부리그 빅 클럽도 있었지만, 유난히 2부리그 팀인 청두에 눈길이 갔다. 청두 구단 관계자들은 “단순히 1부리그 승격이 목표가 아니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인재 육성 역량을 갖춘 클럽을 만들고 싶다. 꼭 우리 팀을 선택해달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청두행을 앞둔 서 감독은 “중국 축구가 파격적인 지출을 하고 있지만, 효율성 면에서 떨어진다. 중국 축구에 보란듯 성공 사례를 만들어놓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서 감독은 청두를 차근차근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바꿔갔다. 클럽하우스 내 각종 시설부터 시작해 선수 구성, 전술에 이르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관여하며 개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청두는 K리그에서 역량을 검증 받은 두 외국인 공격수 호물로와 펠리페를 앞세워 갑급리그(프로 2부리그)를 4위로 마쳤다. 이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퍼리그 강등 라운드(하위그룹) 7위 다롄 프로를 제치고 1부 승격의 꿈을 이뤘다.
서 감독은 경기 후 중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2차전을 앞두고 이길 자신이 있었다. 1차전에도 결과는 무승부(1-1)였지만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이라면서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 그리고 파격적인 지원으로 힘을 실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공을 돌렸다.
앞서 중국 축구계는 재정 악화로 인한 위기를 딛고 충칭 량장의 수퍼리그 잔류를 성사시킨 또 다른 한국인 지도자 장외룡 감독을 주목했다. 시나스포츠는 1부 잔류 확정 직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장 감독의 사진을 공개하며 “올 시즌 최고의 눈물”이라 칭찬했다.
서정원 감독이 2부 클럽 청두를 1부리그로 안내하며 또 한번 한국인 지도자의 역량을 입증했다. 중국 축구 관계자는 “청두는 선수단 운영 시스템에서 중국 최고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서 감독을 중심으로 선진 시스템을 완비한 청두가 다음 시즌 수퍼리그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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