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둘째 낳자마자 산후조리원에 버리고 잠적한 30대 부부 구속 기소

한영혜 입력 2022. 1. 12. 20:18 수정 2022. 1. 1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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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전경. [중앙포토]

생후 3일 된 아들을 산후조리원에 유기한 30대 부모가 구속기소됐다.

제주지검 형사1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씨(36·여)와 B씨(34·남)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실혼 관계인 이들은 지난해 3월 7일께 제주지역 한 산후조리원에 태어난 지 사흘밖에 안 아들을 방치한 뒤 수도권으로 주거지를 옮겨 연락을 두절한 채 잠적하는 등 8개월간 피해 아동을 유기·방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산후조리원이 약 두 달간 설득했음에도 자녀 양육 책임을 회피하고 시설 이용료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당시 A씨는 이미 같은 혐의로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2019년 10월에도 같은 수법으로 제주시의 또 다른 산후조리원에 첫째 아이를 맡기고 잠적했다.

당시 산후조리원 측이 경찰에 신고하자 첫째 아들을 B씨 어머니에게 맡긴 채 사라졌다.

A씨는 전남편과의 혼인 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채 B씨와 살면서 아이를 낳았다 법적 문제 등으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와 둘째 아이까지 낳고 나서야 전 남편과 이혼한 A씨는 두 아이가 전 남편의 아이로 등록되는 걸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더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잠적을 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민법 제844조를 보면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보며,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A씨는 지난해 2월에야 전남편과 이혼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A씨와 B씨는 생활고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 평택시에서 배달일을 하면서 돈을 벌었고, 여유가 생기면 주거지를 옮기는 방식으로 도피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첫째 자녀는 B씨 어머니가 돌보고 있으며 둘째 자녀는 제주시의 한 사회복지시설에 맡겨졌다.

검찰은 피해 아동이 출생신고조차 돼 있지 않아 건강검진, 아동수당 등 국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우선 출생신고 절차가 진행되도록 유관기관과 함께 가사소송, 작명 등을 도우며 다각적으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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