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에 1층씩 올려"..무리한 시공이 '참사' 불렀다

장선욱,박장군 2022. 1. 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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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붕괴사고는 거푸집(갱폼·Gang Form) 붕괴와 콘크리트 양생 불량 탓으로 추정되면서 결국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의 바로 옆 동 공사에 참여한 한 작업자는 12일 "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닷새마다 1층을 쌓아 올린 것으로 보였다"며 "해당 공정의 현장소장이 최근 3~4차례 잇따라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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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붕괴사고는 거푸집(갱폼·Gang Form) 붕괴와 콘크리트 양생 불량 탓으로 추정되면서 결국 안전점검을 소홀히 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6월 불과 6~7㎞ 떨어진 학동 철거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가 나왔지만 공사기간을 앞당겨 수익을 올리는데 혈안이 된 건설업체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공기 단축에 몰두해 안전사고 예방은 뒷전인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인 셈이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공동주택 시공시 설치하는 갱폼이 무너지면서 외벽 등이 붕괴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된다. 현장 목격자와 전문가들은 이번 붕괴 사고가 부실시공과 취약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보고 있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의 바로 옆 동 공사에 참여한 한 작업자는 12일 “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닷새마다 1층을 쌓아 올린 것으로 보였다”며 “해당 공정의 현장소장이 최근 3~4차례 잇따라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작업자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들로 숙련도가 낮아 거푸집 볼트 조임 등 작업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콘크리트 양생 불량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게를 지탱하는 아래층의 콘크리트가 겨울철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층을 쌓아 올리다 거푸집이 무너지고, 그 충격으로 건물이 순차적으로 붕괴했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뒷북 점검도 여전하다. 관할 지자체인 광주 서구는 안전을 우려한 수차례 민원제기에도 2019년 4월 사업승인 이후 소음·진동·비산먼지·작업시간 미준수 등을 이유로 14건의 행정처분을 통해 12건의 과태료를 부과했을 뿐이다.

구조당국은 사고 이틀째인 12일 구조대원 20여명과 구조견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39층 건물 중 23층까지만 내부 진입이 가능해 28~31층에서 작업하던 실종자 6명 수색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는 실리콘 작업자 3명과 소방설비 점검 2명, 배관 업무 1명 등 6명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아직까지 생사조차 불분명하다.

사고 경위·원인 조사에 나선 박영수 국토안전관리원장은 “기계실이 배치돼 구조가 다른 곳보다 단단한 23층에서 붕괴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며 “한쪽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24층 이상 상층부 구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광주지역 모든 건축·건설 현장에 대한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충격과 분노가 너무 크다”며 “현대산업개발은 우리 시민들에게는 참 나쁜 기업”이라고 비난했다.

검찰과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합동수사본부를 구성,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현장소장 A씨를 입건했다.

광주=장선욱 박장군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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