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13년만 최대호황 맞았지만..선복부족·운임상승·과징금 등 현안도

이소희 2022. 1. 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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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SCFI지수 5000선→5100선도 넘겨, 기록경신 중
해상운임 고공행진, 실적·매출은 호조세
선복부족·공급망 적체로 효율은 떨어져
공동행위 과징금 부과도 큰 변수 우려

글로벌 해운업계가 13년 만에 최대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침체 됐던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상품과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코로나19 사태가 델타변이, 오미크론 바이러스 등으로 지속되면서 항만적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됐고, 이는 해상운임 상승과 해운업계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같은 해상 고운임과 해운매출 신장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전진기지 부산항 새해 첫 출항하는 HMM 컨테이너선 ⓒ연합뉴스

“글로벌 해운운임 증가, 올해도 계속될 것” 예측돼

물동량의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0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수출 물동량이 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2021년 들어 글로벌 해운운임은 각국의 수출 회복과 항만 적체와 물류 대란을 겪으며 더욱 상승했다.


컨테이너선 시황 지표인 SCFI는 지난해 연말 기준 4894.6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0월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이 지수는 올해 초 들어서는 사상 최초로 5100선을 돌파하면서 또다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물류 병목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운임이 9주 연속 상승한 결과로, SCFI는 1주만에 5000선에서 5100선을 넘겼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미국 확산이 심화되고 있으며, 항만 인력 부족으로 인한 항만 적체가 해소되지 못해 미국 서안 주요항만인 LA·롱비치항의 대기 선박은 100여 척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과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운임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MM도 사상 최대실적 업고 매출상승, “팬데믹 개선땐 변곡점 맞을 수도”

이에 따라 해운재건 프로젝트로 정부가 지원한 대표 국적선사인 HMM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기록을 경신 중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해 연말 발간한 ‘2021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운항 효율성 저하에 따른 실질 공급 감소와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따른 FFA 시장 강세로 2008년 이후 최고 시황을 구현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시황 전망에 대해서는 “수요가 공급 증가율을 상회하며 회복세를 이어가겠으나, 팬데믹 상황이 개선될 경우 선박의 실질 공급이 증가해 시황이 변곡점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전했다.


​컨테이너선과 관련해서는 누적된 공급망 정체와 수요 급증이 시장을 압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시황을 구현한 데 이어 올해는 공급망 적체로 인한 강세장이 예상되나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미 서부항만 정체·재정정책 변화·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HMM은 경영실적 개선에 따라 올해부터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공동관리가 종료돼, HMM에 대한 관리 주체가 해양진흥공사 단독체제로 바뀌었다.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올해 HMM 매각이 재추진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지난해 말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HMM의 신용등급은 ‘BBB-’로 아직 완전히 독립할 단계가 아니다. 나아지고 있지만 조금 더 반석을 다진 후 시장에서 구매자가 있을 때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HMM 매각할 시점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해양진흥공사 또한 업황 개선과 경영 실적으로 재무지표가 개선됐지만 막대한 정부 지원과 무보증, 펀드 활용 등을 통한 지분이 상당하고 해운재건 프로젝트 등 가동 중인 점을 고려할 때 아직은 독립이나 매각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해운업계는 수요 증가와 인력 부족으로 물류난이 지속 초래되면서 선복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호기를 살리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운임 상승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물류 운반선과 컨테이너가 부족한 상황을 감안할 때 실적은 높아지는데 비해 성과나 효율은 떨어지는 구조로, 물류 적체가 풀려야 온전한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같은 상승세가 둔화될 경우는 몸집이 불어난 해운업계로서는 상황 변수에 대한 전환도 필수적인 부분으로, 정확한 시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정확해야 한다.

공정위 과징금 부과 심의에 쏠린 눈, 해운업계 “해운산업 근간 지켜줘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부과한 동남아 항로 운임담합 과징금도 해운업계로서는 큰 변수다.


공정위는 한국~동남아시아 노선에서 HMM·SM상선·흥아해운·장금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 정기선사가 15년 동안 해당 항로의 운임을 담합해 부당 이익을 취했다며 그 기간에 발생한 매출액 중 최대 8000억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해운협회 등 해운단체와 해양수산부는 담합이 아닌 업계의 관행인 공동행위로 봐야 한다며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반발하고 있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해운재건 정책에 전면적으로 배치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해운업계의 고통 가중,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행위”라면서 해운산업의 근간을 지켜달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12일 열린 전원회의를 통해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제재수위를 결정키로 함에 따라 심의 결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해운시장은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업계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 걸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빚어졌던 소재·부품의 공급 차질과 함께 수출 경쟁력 및 원료수급 등 산업 영역에서의 물류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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