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오를때 카카오뱅크는 '역주행'..이유는?
[한국경제TV 문성필 기자]
<앵커>
카카오뱅크가 어제(11일) 장중 5만 원이 무너지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다른 은행주들은 동반 상승하는 모양새인데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카카오뱅크 주가 현재 어떻습니까.
<기자>
카카오뱅크는 어제 5만 원 선이 무너지며 지난해 8월 상장한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22% 넘게 하락한 수치입니다.
오늘도 전일보다 0.1% 하락한 4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다른 은행주의 주가는 어떤가요.
<기자>
한달 전과 비교하면 국내 4대 금융회사들의 주가는 모두 오름세입니다.
적게는 6%대 중반, 많게는 12% 넘게 주가가 올랐습니다.
<앵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형태는 다르지만 똑같이 은행주로 분류되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건가요.
<기자>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은행주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때문에 국내 은행주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인터넷은행을 `은행`으로 보기보다는 `플랫폼`, `IT회사`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 역시 상장 때 `은행` 보다는 `플랫폼`을 강조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신생 IT회사들의 주가가 부침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왜 그런건가요.
<기자>
신생 IT회사들은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때 당장의 기업 가치보다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수익비율, PER(피이알) 이라고 하는데요.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배가 되는 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PER이 높다는 것은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높다는 의미인데요.
이른바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기에는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회수되는 시기잖아요.
투자자들도 투자 금액 회수에 나서게 되는데, 이때 상대적으로 고평가를 받았던 기업들에 투자했던 자금을 먼저 거둬들이는 성향이 있습니다.
유동성 회수 시기에 부동산 시장에서 다주택자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를 정리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이는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나타나는 일은 아닙니다.
뉴욕 증시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한달간 미국 후불결제 IT회사인 어펌의 주가는 26.31% 하락했지만, 은행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같은 기간 12.92% 상승했습니다.
<앵커>
그럼 카카오뱅크의 경우, 그동안 고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기자>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PER과 국내 금융회사들의 PER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카카오뱅크의 PER은 159.87이고요.
KB금융(5.90), 신한지주(5.26), 하나금융(4.35), 우리금융(4.50)과 비교하면 많게는 37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국내 금융회사들과 비교할 때 카카오뱅크가 고평가됐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윱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최근 계속 물량을 내놓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도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8만2천 원에서 5만2천 원으로 36.5% 대폭 내리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변경한 상황입니다.
<앵커>
정치권의 플랫폼 규제 우려와 카카오 그룹의 윤리성에 대한 의구심도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자>
정부와 정치권이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여기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경영진 8명이 스톡옵션 900억 원 어치를 한 번에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도 분명 주가에 일시적으로 악영향을 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이 주가 하락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적인 분석입니다.
<앵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고요.
<기자>
카카오뱅크는 지금까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장해왔습니다.
월간 이용자(MAU)가 1,470만 명(3분기 말 기준)으로 대형 시중은행을 모두 앞질렀고, 신규 회원 5명 중 3명이 40대 이상일 정도로 이용자 층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로 주 수익원인 대출에서 제약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근 계속 하락하는 주가 부양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기존 은행과 다른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인만큼 윤호영 대표의 부담감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문성필 기자 munsp33@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