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1군 캠프 제외, 요키시 괜찮을까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3)가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않는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중요한 결정이다. 그만큼 선수를 믿는 것"이라며 "요키시는 한국 생활도 오래 했고, 스스로 몸을 만들 줄 안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 11일 2022시즌 1군 스프링캠프 일정을 발표했다. 선수단은 2월 2일 1차 캠프지인 전라남도 고흥에서 훈련을 시작하고, 약 2주 뒤인 15일 전라남도 강진에서 2차 캠프를 연다.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투수 타일러 애플러는 2월 2일과 3일 입국한 뒤 자가격리가 끝나면 고흥 캠프에 합류한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인 요키시가 1, 2차 캠프 명단에서 모두 빠져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고형욱 단장은 "선수가 요청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요키시는 아내 케일라 요키시가 4월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캠프 기간이면 만삭에 가까워져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2월 2일 동반 입국한 뒤 구단이 제공하는 숙소에서 함께 머물 계획이다. 자가격리가 해제되더라도 고흥에 내려가지 않고 고양과 고척을 오가며 따로 훈련한다. 키움 구단은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친 끝에 요키시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요키시의 1군 캠프 배제는 결단에 가깝다. 스프링캠프는 시즌 농사를 좌우하는 포인트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한해 활약을 가늠할 수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외국인 선수는 물론이고 주전급 선수 모두 1군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투수가 1군 캠프에서 빠지는 건 흔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고형욱 단장은 "(2군 훈련장이 있는) 고양에서 몸을 만들고 쉬는 날에는 실내 훈련장이 있는 고척에서 훈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키시는 지난달 30일 총액 130만 달러(15억4000만원)에 재계약했다. 2019시즌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네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단과 선수 사이에 쌓인 신뢰가 대단하다.
변수가 많았던 2020시즌에도 요키시는 프로페셔널하게 몸을 만들었다. 그해 키움은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 개막일이 미뤄지면서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향했다. 요키시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인 훈련을 하다 귀국했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그해 리그 평균자책점 1위(2.14)에 오를 정도로 맹활약했다. KBO리그 3년째였던 지난해에는 16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효자 외국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워낙 성실하고 리그 적응도 빠른 편이다.
고형욱 단장은 "요키시 아내는 병원을 계속 오가야 한다. 시즌 전까지 몸을 완벽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요키시는 그냥 맡겨놔도 되는 선수"라고 신뢰를 보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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