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매력③] "서울, 내겐 특별하지 않아..지역사회 장점 누리며 삶 꾸리고파"

장수정 2022. 1. 1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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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한달살이, 피상적인 여행 아닌, 삶에 영향을 주는 여행 가능케 해"

바다로 출근해 일을 하고 저녁에는 그곳의 정취를 즐기는 꿈만 같은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일과 휴가를 한 번에 해결하는 ‘워케이션’이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따로 시간을 빼지 않아도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여유 속에서 일하며 능률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이 경험을 ‘일상화’하는 데 성공한 이도 있다. 해외와 국내 각 지역을 떠돌며 경험한 워케이션의 매력을 이제는 경남 고성에서 전파 중인 워케이션 서비스 기업 바다공룡-워케이션의 대표 최보연 씨의 이야기다.


ⓒ바다공룡

개발자로 일하던 최보연 씨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체류형 여행을 즐기다가 워케이션의 장점을 알게 됐다. 여행 도중 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고, 새로운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지를 직접 깨닫게 된 것이다. 최보연 씨는 “‘디지털 노마드‘(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재택, 이동 근무하며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는 내가 살고자 하는 공간과 환경에 대한 자유를 갖고 새로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이렇게 산다면 늙지 않고 더 행복하고 보다 창의적으로 내 삶을 설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경험도 마찬가지였다. 11개월 간 거제-의령-고성-남해-제주 등에서 짧게는 한달, 길게는 네달 동안 그 지역에 머무르며, 서울을 벗어나도 충분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는 “코로나 19로 해외에는 갈 수 없으니 한국에 아름다운 바다마을을 찾아서 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있는 한적한 곳에서 행복해하는 친구들, 쉬면서 창의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팀원들을 보면서 내가 살던 곳을 벗어나 자연과 한적함이 주는 평화로움 속에서 일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유효한 가치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경남 고성에 정착, 워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창업했다. 그 이유에 대해 “서울을 벗어나 시골에서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싶다는 강렬한 니즈가 있었다”라며 “더 이상 서울은 나에게 특별한 장소도, 살고 싶은 장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연이 주는 돈 들지 않는 한가로움과 실패에도 비용이 적은 지역사회의 장점을 충분히 누리며 삶을 꾸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스며들어야 체류형 휴가인 워케이션의 장점이 더욱 살아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무언가를 할 때 지역사회의 작은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지역 콘텐츠를 피상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그래서 바다공룡 팀은 고성에 베이스캠프 두고, 7개월 워케이션 공간을 운영 및 오픈하고 나머지 4개월은 국내외를 디지털 노마드로 돌아다니면서 배우거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청년들의 즐길거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이 되어 있지 않아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보연 씨는 “고성의 유일한 요가원에서 요가를 하고 요가 자격증을 따는 등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 동료는 지역사회 축구동호회 활동을 하며 보완 중”이라며 “놀거리나 청년 부족이라는 단점은 비에 옷이 스며들 듯 자연스레 시간이 해결에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총 20여명의 개발자와 스타트업 대표, 디자이너들이 ‘바다공룡 워케이션’에 참가했다. 최보연 씨는 앞으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류형 여행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다. 패키지 등의 정형화된 과거의 여행 트렌드에서 옮겨가고 있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피상적인 여행이 아닌 진짜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우리의 진심이 긴 호흡의 살기 여행을 재조명하게 했다. 그것이 확장된 것이 워케이션이다. 더 길게 일상의 경계가 없는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여행은 기존의 일장춘몽 같은 여행을 하고 돌아가 또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상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과 연장선이자 더 나은 삶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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