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를까, 삼성과 구자욱의 '연봉 고지전'

배중현 2022. 1. 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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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 초 무사 1루 구자욱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1.10/

이번엔 다를까. 구자욱(29)과 삼성 라이온즈의 연봉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구자욱은 지난해 만족할만한 1년을 보냈다.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543타수 166안타) 22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공격 전 부문에서 고르게 두각을 나타내며 삼성을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시즌 뒤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홍창기(LG 트윈스)와 함께 외야수 부분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삼성 외야수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오른 건 2014년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 이후 7년 만이었다.

관심이 쏠리는 건 그의 연봉이다. 구단 안팎에서는 구자욱의 희망 연봉이 6억원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의 2021년 연봉(3억6000만원) 대비 67% 정도 인상된 금액이다. 삼성도 5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고려하고 있지만, 선수 요구액과는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하는 2월 전까지 얼마나 간극을 좁혀 합의점을 찾느냐가 관건이다.

구자욱은 매년 연봉 협상 과정이 난항이었다. 더 달라는 선수와 더 줄 수 없다는 구단의 팽팽한 기 싸움이 반복됐다. 구자욱은 2019년 연봉 협상을 앞두고 구단에 권리를 백지 위임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백지위임은 "알아서 달라"는 의미가 강하다. 구단에 강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구자욱의 백지위임은 누적된 연봉 불만에 대한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연봉 협상 잡음은 2020년이 절정이었다. 구자욱은 그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2월 1일까지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선수는 최소 동결, 구단은 삭감을 주장했다. 대구에 남아 개인 훈련을 하며 협상을 이어갔고 캠프 시작 열흘 뒤에야 갈등이 봉합됐다. 당시 구자욱은 2000만원 삭감한 연봉 2억8000만원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2000만원을 보장받았다.

이번 연봉 협상의 칼자루는 구자욱이 쥐고 있다. 구자욱은 삼성의 간판이다. 지난 시즌 안타, 득점, 장타율 부문에서 팀 내 1위였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라는 점도 그에게 '무기'다. 보통 예비 FA는 이적 보상금을 고려해 그해 연봉 협상에서 프리미엄을 받는다. 보상금은 선수 연봉을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연봉이 높을수록 이적 보상금도 커진다. 구자욱은 2023년 FA 외야수 중 최대어라 다른 구단의 관심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은 FA 프리미엄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구단 중 하나다. 1년 전에도 예비 FA였던 주장 박해민(현 LG 트윈스)이 예상보다 적은 3억8000만원에 사인했다. 전년도보다 8000만원(26.7%) 인상된 액수였다.

올겨울 삼성은 박해민이 이적을 선택했다. 주전 우익수인 구자욱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구자욱 측이 구단 실무진과 한 번 정도 만난 거로 안다. (연봉 협상과 관련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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