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확산 日 오키나와, "오미크론 감염자 90%는 무증상·경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沖縄)현에서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의 90% 이상이 무증상이나 경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은 후생노동성 전문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현 내 오미크론 감염자 675명을 조사한 결과 92.3%가 무증상이나 경증이었다고 밝혔다. 중등증은 7.7%였고, 인공호흡기 등을 장착해야 하는 중증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또 지난 1일까지 진단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50명의 증상을 상세히 조사한 결과, 72%에서 37.5도 이상의 발열이 나타났다. 기침 58%, 권태감이 50%였다. 반면 지금까지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으로 여겨졌던 후각·미각 장애가 나타난 사람은 2%에 불과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현 내 주일 미군기지에서 발생한 오미크론이 시중으로 번지면서 현재 감염자의 80%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 도쿄(東京)의 경우도 현재 신규 감염자의 80%가 오미크론 감염자로 나타나는 등 일본 전역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마스크 벗고 회식하면 전원 감염"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해 12월 변이가 가장 먼저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이터에 근거해 "감염돼도 중증화할 가능성은 적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키나와현은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환자가 급증해 중등증 이상의 환자 수가 늘면 병상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의료 체계 압박을 경계했다.
한편에선 오미크론의 높은 감염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히로시마대 사카구치 다케마사(坂口剛正) 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마스크를 쓴 채로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이 감염되거나, 마스크를 벗고 한 회식에서 참석자 전원이 감염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력이 높은 이유는 코에서 목까지의 기도 상부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해 재채기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기 때문이라고 사카구치 교수는 설명했다. 감염력이 '델타 바이러스의 약 6배'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폐 안쪽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의 양은 적어 중증화 경향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동물실험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이 폐렴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자위대 운영 접종센터 내달 재가동
11일 일본에서는 623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닷새 연속 6000명을 넘었다. 1주일 전과 비교해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날 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중증 환자는 10명 증가해 100명이 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날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3차 접종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또 12세 미만 어린이 중 희망자에 대한 백신 접종도 3월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위대가 운영했던 대규모 백신 접종센터도 이르면 내달 중 도쿄와 오사카(大阪)에 다시 문을 연다. 일본의 전체 인구 대비 3차 백신 접종률은 11일 기준 약 0.7%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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