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정지인 감독 "뜨거운 반응 얼떨떨, 이럴 줄 알았으면.." [엑's 인터뷰①]

김현정 2022. 1. 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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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드라마가 처음이라 좋으면서도 많이 낯설고 얼떨떨합니다."

시청률 5.7%로 시작해 17.4%로 막을 내리며 큰 인기를 실감했다.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두고 한 말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사극을 완성했다.

정지인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옷소매 붉은 끝동’을 연출한 소회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정지인 감독은 "방송을 함께 만들어 온 모든 스텝들과 배우 분들, 그리고 늦은 시간에 끝까지 함께 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 드린다. 원작과 대본의 힘을 믿었고 현장에서 배우와 스텝들의 에너지를 믿었기에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을 기대했는데 이 정도까지의 반향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라며 시청자와 드라마팀에게 공을 돌렸다.

"이 정도의 반응을 얻으니 그동안 고생 많았던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생각나고 그들과 함께 큰 만족감을 나눌 수 있어서 참 뿌듯합니다. 시청률이 무조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상징적인 숫자를 넘겼고 이를 바탕으로 이 작품에 참여했던 모두가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게 돼 참 기쁩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드라마가 처음이라 좋으면서도 많이 낯설고 얼떨떨합니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지 몰랐고,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당장 복기할 자신은 없지만 보게 되면 또 부족한 면도 보이고 그럴 것 같습니다. 다들 반응이 좋은 건 얼마 안 가니 있을 때 즐기라고들 하는데 어떻게 즐겨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인터뷰도 처음 하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비슷한 시간에 방송한 많은 경쟁작들을 제치고 주말 복병으로 떠올랐다. '복병'에 그치지 않고 17.4%, 화제성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종영했다. MBC 주말드라마 '두 번은 없다' 후 2년 만에 두자릿수를 기록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분명 쟁쟁한 경쟁작들 틈바구니에서 편성된 상황이라 첫 방송 전에 긴장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대본을 바탕으로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진심을 가지고 열심히 만들어왔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분명 알아봐 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에너지가 모여 최고의 팀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좋은 팀워크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산과 덕임의 절절한 감정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을 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사가 이미 스포이기 때문에 모두가 아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지만, 둘의 마음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시청자들이 함께 따라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는 결국 이준호와 이세영 배우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사와 지문 이상으로 섬세하게 결을 나눠 산과 덕임을 연기한 두 배우 덕에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고 느낍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풀었다. 실존 인물인 이산 정조(이준호 분)와 의빈 성씨(이세영)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멜로 사극이었다.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과연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물음으로 출발했다.

초반부터 덕임(이세영)과 이산의 간질간질한 로맨스 케미와 섬세한 연출, 아름다운 영상미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호응을 얻었다.

젊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적당히 버무리면서도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로맨스 사극을 보여줬다. 

정지인 감독은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궁궐이 빛바랜 느낌의 옛날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생활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습니다. 생생한 공간을 바탕으로 산과 덕임을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이 실제로 존재하면서 생생한 감정을 전해주길 바랐습니다. ‘저 사람들이 저 곳에서 진짜로 저랬을 거 같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 게 가장 행복합니다."


애틋하고 절절한 '새피엔딩' 결말로 눈물 버튼을 자극했다.

덕임과 이산은 저승에서 재회했다. 왕이 아닌 지아비로서 덕임의 곁에 남은 이산은 “제발 나를 사랑해라”라며 눈물을 흘렸다. 덕임은 입맞춤으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평범한 남편과 아내로 사랑을 완성했다. 그리하여 순간은 곧 영원이 됐다.

정 감독은 "이 드라마를 연출하는 목표는 원작의 마지막을 살리는 데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원작의 엔딩을 읽자마자 다음 날 회사에서 이 작품으로 드라마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꿈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 드라마가 달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정해리 작가님께도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이 장면을 위해 달려온 만큼,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 데에는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정지인 감독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시청자의 마음에 어떤 드라마로 남길 바랄까. 

"초록빛 여름 속을 해맑게 뛰어가던 덕임을 기억해 주세요. 그런 덕임을 결코 잊지 않았던, 눈 내리는 시린 하늘을 물끄러미 보던 산도 떠올려 주세요. 둘은 결국 행복하게 재회하니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산과 덕임을 사랑한 것 이상으로 저도 둘을 사랑했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MBC 옷소매 붉은 끝동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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