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했던' 이승우, 이제는 '겸손한' 이승우

김영서 2022. 1. 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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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이승우. [사진 프로축구연맹]

이승우(24·수원FC)가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프로축구 K리그 무대를 밟는다.

11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는 이승우를 향한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40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질문이 이승우에게 쏟아졌다. 이승우가 마이크를 잡으면 카메라 기자는 연신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함께 참석한 김도균 수원FC 감독과 박주호에게도 이승우 관련 질문으로 집중됐다.

이승우는 팀에 적응하는 부분을 우선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전지훈련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나는 처음 K리그를 밟아보는 선수다. 팀에 먼저 잘 적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게 가장 우선인 것 같다”며 “팀에 잘 적응해서 수원FC가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즌에 돌입해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박주호는 이승우가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호는 “수원FC는 최소한의 규율 아래서 자유로운 분위기를 유지한다”며 “승우도 동료들과 커피도 마시면서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게 잘 적응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승우도 선배들을 비롯한 팀 관계자가 편안하게 대해줘 잘 적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우를 향한 팀 내 기대치는 높다.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코리안 메시’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축구팬들에게 줬던 임팩트가 상당했다. 김도균 감독은 “이승우가 합류하면서 우리 구단에 대한 미디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충분한 스타성이 있다. 그만한 실력을 가진 선수다”라며 이승우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우는 그동안 톡톡 튀는 언행으로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대표적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광고판에 오르는 기행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출중한 기량과 더불어 톡톡 튀는 말과 행동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때로는 오해를 불러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전지훈련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나긋한 목소리로 답변했다. 목소리뿐이 아니다. 답변 내용도 선을 넘지 않으려는 모습이 강했다. 공격 포인트 목표, 등번호 등에 대한 질문에도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말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 정답만을 말하려는 듯 정석적인 답변만 늘여놓았다.

이유는 그동안 자신에게 향했던 비난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2011년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팀에 입단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유럽에 있는 동안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신트트라위던(벨기에), 포르모넨스(포르투갈) 등에서 출전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여러 클럽을 전전했다. 실력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

기자회견 내내 겸손한 모습을 보이던 이승우는 단 한 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 언론사 기자가 ‘K리그에 복귀한 것에 대한 싸늘한 싯너이 있다’고 묻자 이승우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기자님의 생각을 이야기하신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몸 잘 끌어올려서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좋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있어서 최대한 튀지 않게, 문제가 안 일어나게끔 얘기하고 있다”며 “말보다는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다. 그 다음에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왔으면 좋겠다. (공격포인트) 10개를 하고나서 20개를 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서귀포=김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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