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면역'.. '한국형 유산균'으로 바이러스와 맞서야

정리/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2. 1. 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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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토론] 장 건강의 중요성과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총량·다양성 높을수록 코로나 항체 형성 반응 좋아
발효식품 즐기는 식생활 외국인과 미생물 환경 차이
유산균 제품 섭취한다면 한국인 인체 유래 유산균 권장
쎌바이오텍이 지난 4일 서울사무소에서 ‘WITH 코로나19 시대 장 건강의 중요성과 마이크로바이옴’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최용한 참약사 약국 공동체 이사,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이사, 헬스조선 이지형 취재본부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연세국민건강내과 한민석 대표원장.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코로나19 발생 후 2년여가 흘렀다. 그 사이 바이러스는 점차 위력을 더해갔고, 우리는 방역과 백신만으로 일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연구하고 해답을 찾아 나설 시기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들은 그 해답을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지·관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제언한다. 지난 4일 쎌바이오텍이 마련한 'WITH 코로나19 시대, 장 건강의 중요성과 마이크로바이옴' 토론회를 통해 각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팬데믹 속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알아봤다. 토론회에는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이사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최용한 참약사 약국 공동체 이사, 연세국민건강내과 한민석 대표원장이 참여했다.

① 한민석 연세국민건강내과 대표원장 ② 이동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③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 ④ 최용한 참약사 약국 공통체 이사

바이러스와 싸우는 마이크로바이옴

●이지형 헬스조선 취재본부장(이하 사회자):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무엇이며, 코로나19와는 어떤 관계가 있나.

한민석 연세국민건강내과 대표원장: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의 총체를 의미한다. 인체에는 약 40조개의 미생물이 존재하며, 현재도 수많은 미생물이 우리 몸에서 하는 역할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세포와 함께 우리 몸에 들어오는 바이러스에 맞서고 저항하며,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가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연합군'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20대와 비교해보면 고령자의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은데, 이는 장내 미생물이 다양하고 유익균이 많은 20대의 면역력이 높기 때문이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 물과 양분이 충분한 토양과 그렇지 못한 토양에 감자를 심었을 때 수확 결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백신이라고 해도, 백신을 맞는 사람의 면역 상태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가장 기본적인 백신은 자신이 가진 면역력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이 좋은 경우 항체가 잘 형성되고 유지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사회자: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백신 효과와 관계가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관련 연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최용한 참약사 약국 공동체 이사: 지난해 10월 'Probiota 2021'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총량이나 다양성이 높을수록 코로나19 백신 항체 형성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손상시키는 항생제를 투여한 쥐와 투여하지 않은 쥐의 항체 형성 반응을 비교·분석한 결과, 항생제를 투여한 쥐의 항체 형성반응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회복시킨 후에는 항체 형성반응이 다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좋을수록 항체 형성 반응이 더욱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유산균 섭취, 장 건강 위한 첫 걸음

●사회자: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한민석 원장: 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은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들이다. 이보다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유산균을 선택해 섭취하는 것이다. NGS 검사를 통해 적합한 유산균을 섭취하면 좋은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동호 교수: 장내 유익균이 증식하기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 섬유소가 풍부한 식품과 장내 미생물 환경을 좋게 만드는 생선, 해산물 등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백신 접종을 앞둔 상태에서는 의도적으로 유익균 강화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음으로써 면역 기능을 개선하고 항체 형성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어느 나라보다도 우수

●사회자: 김치, 해조류 등을 즐겨먹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차이가 있나.

이동호 교수: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전적인 차이도 있지만, 먹는 음식과 비만율 등에 따라 국가 간의 차이도 매우 크게 나타난다. 물론 방역 시스템, 백신 접종 등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평소 먹는 음식들이 좋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최용한 약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식습관, 기후, 생활 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상태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젓갈, 김치와 같은 발효음식이나 장류, 마늘, 생강 등을 즐겨 먹는 데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쌈 채소도 많이 먹기 때문이다.

정명준 대표: 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은 중국·일본과도 완전히 다르다. 한국인에게만 발견되는 균이 117종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유산균은 마늘이나 청양고추 등에 약하지만, 건강한 한국인 인체 유래 유산균은 마늘에도 강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평소 유산균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한국인 인체 유래 유산균을 함께 섭취할 필요가 있다.

좋은 유산균 선택하려면… NGS 검사 '필수'

●사회자: 시장에 수많은 제품들이 있다 보니 어떤 제품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한민석 원장: NGS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유산균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NGS 검사는 기존 PCR 검사와 달리 전체적인 환경을 분석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족한 균, 필요한 균 등 장내 미생물 밸런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동호 교수: NGS는 '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약자로, 일종의 설계도를 알아내는 검사라고 볼 수 있다. 적은 양의 분변에서 '핵산'이라는 유전자를 추출한 후 대량 증폭해 배열을 확인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생물 지도를 그려보면 질병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최용한 약사: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고 싶다면 NGS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거나 유산균 제품을 먹었음에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더욱 NGS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검사 후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먹으면 장 상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검사가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담한 후 식생활과 균종, 배합 비율, 주원료·부원료 등을 고려해서 구매하는 게 좋다.

'K-면역' 시대, 한국형 유산균 연구·홍보해야

●사회자: 팬데믹 시대, 국민들의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 구축과 이를 통한 면역력 증진을 위해 정부에서 지원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정명준 대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10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예산의 상당 부분을 코로나19와 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데 지원했으면 한다. 'K-방역'에서 'K-면역'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에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산학연이 함께 한국인의 면역체계를 연구해 한국형 유산균·발효식품과의 연관성을 밝혀낸다면 해외 제약사가 주권을 쥐고 있는 현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자: 끝으로 코로나19 시대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 유지·관리를 위해 헬스조선 독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린다.

한민석 원장: 마이크로바이옴은 '6대 장기'로 불릴 정도로 면역력의 핵심을 이룬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추후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NGS 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면역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

최용한 약사: NGS 검사로 장내 환경을 분석해보면 2개월 정도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했을 때 가장 좋은 상태가 됐다. 어린이나 고령자의 경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취약한 경우가 많은 만큼, 건강한 우리 음식을 즐기는 동시에 한국형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정명준 대표: 우리나라는 발효에 좋은 사계절과 토양을 갖추고 있어, 예로부터 다양한 발효식품이 발달했다. 이로 인해 향신료에도 강한 우수한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갖추게 됐다. 이 같은 부분들을 연구해 우리 면역력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이동호 교수: 최근 장과 폐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장내 미생물 환경이 좋지 않을 때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감염 시 중증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좋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갖춘다면 코로나19 극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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