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질 스트라이크존, 결국 심판의 일관성이 관건

유준상 2022. 1. 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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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부터 열릴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까지는 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고, 선수들은 개인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KBO리그 1, 2군 심판 54명 전원은 지난 11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올 시즌부터 달라질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그동안 KBO리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물 안 개구리'였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시즌 동안 총 5889개의 볼넷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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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1일부터 고척서 훈련 돌입한 심판들, 올핸 불만 줄어들까

[유준상 기자]

다음 달 1일부터 열릴 KBO리그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까지는 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고, 선수들은 개인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그에 앞서 심판들이 먼저 2022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KBO리그 1, 2군 심판 54명 전원은 지난 11일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올 시즌부터 달라질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줄을 이용해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어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가 하면, 심판들끼리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선수와 마찬가지로 심판 역시 시즌 준비를 해오기는 했다. 각 구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곳에 가서 투수의 불펜투구를 통해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보거나 연습경기를 소화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이렇게 심판 전원이 한 곳에 모여 미디어가 개방된 상태서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대회에서의 부진, 리그의 질적 수준 등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올겨울 심판들이 예년보다 일찍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 유준상
 
어느 정도 공감대 형성돼 있던 '스트라이크존 확대'

사실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놓고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었다. 크게는 두 가지의 이유 때문이었다. 한 가지는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 강화 차원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리그의 질적 수준 향상이었다.

그동안 KBO리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물 안 개구리'였다. 국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올림픽이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12와 같은 굵직한 대회에 나갔다 하면 투수, 타자 할 것 없이 다소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다.

타자의 경우 존을 좁게 보다보니 조금 높고 낮게 형성되는 공이거나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모서리로 향하는 공에 대한 대처가 쉽지 않았다. 투수 입장에서는 리그에서 뛸 때보다 비교적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볼넷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시즌 동안 총 5889개의 볼넷이 쏟아졌다. 매 경기 8개 이상의 볼넷이 나왔다는 이야기인데, KBO리그 40년 역사상 이보다 많은 볼넷이 나온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투수가 소위 말해 '볼질 없이' 정교한 제구를 보여줘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잡아줄 수 있는 공을 볼로 선언해 볼넷으로 연결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볼넷이 많아지다보니 경기가 늘어지고, KBO가 추구했던 '스피드업'(경기 시간 단축) 역시 따라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심판들의 일관성이 중요

흐지부지 넘어가기에 바빴던 예년과 달라 올핸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달 초 정지택 총재의 신년사에도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관련한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정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스트라이크존을 유연하게 적용해 타자의 신장에 따른 선수 개인별 존을 철저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스트라이크존 개선을 통해 볼넷 감소, 공격적인 투구와 타격을 유도해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총재의 신년사나 11일 공개된 훈련 내용을 정리해보면, 현재로선 좌우 폭보다는 상하 폭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심판도 사람이다보니 개개인 존이 조금씩 차이가 났고, 수십 명에 이르는 심판이 로봇처럼 모든 공을 정밀하게 볼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 의지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한 경기에도 같은 코스에 들어오는 공인데도 어떤 공은 스트라이크, 어떤 공은 볼로 판정돼 선수들이 혼란에 빠지기 일쑤였다. 존을 넓히는 것만큼이나 일관성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이번 변화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단숨에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이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휴가까지 반납하면서 일찍이 시즌 준비에 들어간 만큼 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이제는 심판들의 몫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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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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