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E 전투기 또 추락, 조종사 순직.."목숨 걸고 타는 기종"
1970년대 개발한 공군의 노후 기종인 F-5E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공군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44분쯤 수원기지에서 이륙해 상승하던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1대가 급강하해 추락했다. 전투기는 기지에서 서쪽으로 6㎞ 정도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 한 야산에 떨어졌고, 조종사 심모 대위는 비상탈출을 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공군 관계자는 “이륙 후 상승하던 항공기의 좌우 엔진 화재 경고등이 켜지고 난 뒤 항공기 기수가 급강하했다”며 “심 대위가 ‘비상탈출(eject)’을 두 번 불렀지만 탈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5E/F 기종은 박정희 정부 때 도입하기 시작한 노후 기종이다. 공군 조종사들 사이에선 비상시 탈출을 돕는 사출장치 상태가 다른 기종들에 비해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이번 사고까지 2000년 이후 추락하거나 충돌한 사고기만 15대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조종사 1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종사는 “진작 도태됐어야 할 기종을 연한을 연장해 가면서 계속 쓰고 있다”며 “목숨을 걸고 타야 하는데 누가 원해서 타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공군은 80여 대의 F-5E/F 전투기를 운용 중이다. 공군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하는 KF-21 전투기의 도입 예상 시기인 2026년 이후 퇴역시킬 계획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당장 도태시키기 어렵다면 리스 방식으로 중고 F-16 전투기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있다”며 “목숨을 담보로 임무를 수행하는 건 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재·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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