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000억 몸값 전쟁..올해는 예고편이다
두산 외야수 박건우는 최근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NC 외야수 나성범은 KIA로 자리를 옮겼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양현종은 친정 팀 KIA로 복귀했다. LG 김현수와 두산 김재환은 자기 팀에 남았다. 이들 5명은 최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몸값을 100억원 이상 기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 FA 시장은 올해 매머드급으로 커졌다.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선수 15명의 계약 총액이 역대 최고인 989억원이나 됐다. 지난해엔 FA 시장에 나온 선수 15명의 계약 총액이 446억5000만원이었다. 1년 새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커졌다. FA 1인 평균 계약액이 66억원이나 된다. FA 영입 보상금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1000억원 넘는 돈이 FA 시장에 쏟아진 셈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프로야구단 재정 상태가 썩 좋지 않은데도 FA시장이 두 배 가까이 커진 건 이례적이다. 두 시즌 동안 대부분 관중 없이 경기를 치러 입장 수입이 크게 줄었고, 광고 수입도 큰 타격을 입었는데도 FA 몸값이 크게 올랐다는 이야기다.
최근 4년간 FA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였다. 2017년 FA 16명이 703억원에 계약해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19명이 63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19명 490억원, 2020년에는 19명 401억2000만원으로 총액이 더 줄었다. 2021년 15명이 446억5000만원에 계약해 FA 시장 규모가 소폭 커졌지만, 의미 있는 변화로 보기는 어려웠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달랐다. 모기업의 자금력이 탄탄한 KIA와 NC, LG가 금고 문을 활짝 열었다. KIA가 NC 간판 외야수 나성범을 낚아채자 NC는 FA 외야수 박건우와 손아섭을 연이어 영입해 맞불을 놓았다. LG 역시 김현수를 붙잡는 한편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을 삼성에서 데려왔다.
이에 비해 롯데, 한화와 키움은 실력 있는 FA를 붙잡지 못했다. 특히 간판선수 손아섭을 NC에 내준 롯데 팬들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인기는 시들한데도 FA의 몸값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엔 ‘초대형 장’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고졸 선수는 9시즌, 대졸 선수 8시즌이 FA 자격 기준이었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고졸 선수 8시즌, 대졸 선수 7시즌으로 FA자격 취득 연한이 1년씩 줄어든다.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FA가 줄지어 시장에 나온다.
키움 투수 한현희, NC 내야수 박민우는 올 시즌을 마친 뒤 대형 FA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키움 포수 박동원, NC 투수 임창민도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은 FA기한 단축의 첫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 투수 임찬규와 포수 유강남도 눈에 띄는 예비 FA다. KT 위즈 내야수 심우준, 두산 포수 박세혁, 키움 투수 정찬헌, LG 투수 함덕주와 외야수 채은성, SSG 투수 이태양 등도 FA시장에 나온다.
현역 최고 포수로 꼽히는 NC 양의지의 몸값과 거취도 관심사다. 그는 2019년 NC와 역대 포수 최고액인 4년 125억원에 사인했다. NC는 양의지를 영입한 뒤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공수에 걸쳐 물이 오른 양의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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