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마스크는 장식에 불과"..美 CDC, N95 마스크 권고 만지작

박현영 2022. 1. 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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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천 마스크 대신 N95 등 고성능 마스크를 권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현재로썬 CDC 규정이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 [AP=연합뉴스]


대부분이 천 마스크를 쓰는 미국에서 최근 의료진급 성능의 마스크를 써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천 마스크 대신 보호 효과가 뛰어난 N95 또는 KN95 마스크 착용을 권하도록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N95 마스크는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때 사용하는 제품으로, 매우 작은 비말(침방울) 입자를 95%까지 걸러낼 수 있다고 알려졌다. KN95는 N95에 준하는 중국 표준이다. 한국의 KF94 등급에 해당한다.

뉴스위크는 "KN95, N95, KF94는 일반적으로 올바르게 착용했을 때 94% 이상의 공기 입자를 걸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미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에 따르면 천 마스크는 약 50%의 에어로졸을 걸러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말보다 작은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침방울 입자)을 걸러내려면 N95 마스크를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리나 웬 조지워싱턴대 초빙교수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천 마스크는 얼굴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사람 많은 곳에서는 KN95 또는 KF94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일반 대중에게 고성능 마스크를 권하지 않은 이유는 2020년 마스크 지침을 처음 발표할 당시 의료진이 쓸 N95 마스크 등 개인보호 장비(PPE)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지금은 성능 좋은 마스크의 공급 부족을 우려할 여건이 아니고, 전염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는 상황에서 천 마스크보다 보호 효과가 큰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의료·보건 전문가들 지적이다.

감염병 전문가인 에이미 에드워즈 케이스웨스턴대 교수는 최근 오하이오주 지역 언론인 클리브랜드폭스8 TV에 "이제는 천 마스크를 벗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줄리아 라이프만 보스턴의대 교수는 WP에 "오미크론 변이는 공유하는 공기를 통한 전파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확진자나 접촉자에게 고품질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게 확산을 줄이는 데 최선"이라고 말했다.

WP는 개정 지침에 "N95나 KN95 마스크를 온종일 착용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 그렇게 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길 전망이라고 전했다.

기저질환으로 인해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호력 높은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다. 현행 지침은 의료진을 위한 N95 마스크는 피하고, 세탁할 수 있고 숨쉬기 가능한 두세겹으로 만든 마스크를 쓰라고 명시했다.

이미 미국 의회는 의원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푸른색 수술용 마스크나 천 마스크를 N95나 KN95 마스크 또는 더 나은 것으로 바꿔 쓰라"고 권고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시와 코네티컷주를 비롯해 미국 내 일부 주는 주민들에게 N95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며 무료 배포 작업을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위해 고품질 마스크를 권장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한 기자는 "보건 전문가들은 천 마스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KN95, K95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하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매우 적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런 종류의 마스크를 미국 내륙 지역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파우치 박사가 말했듯이 이런 마스크가 천 마스크보다 더 나은 유형"이라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현재로썬 CDC가 마스크 지침을 바꾸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현장의 보건 전문가들의 요구가 뭔지, 이미 승인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경청한다"고 답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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