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제타격'에 與 "전쟁놀이" "멸국" 맹비난

송태화 2022. 1. 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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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북한 도발 대응 질문에"선제타격밖에"
與 비판 쏟아져.. "한반도 위기 빠뜨릴 수 있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효한 대응책 중 하나로 ‘선제타격’을 제시하자 여권을 중심으로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호전적 지도자”, “전쟁광”, “전쟁놀이”, “멸국” 등 다소 수위 높은 발언도 등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 정책 1호 발표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듣고 “국민이 많이 불안해하실 것 같다”고 답했다.

최지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아무리 가정적 상황이라고 해도 한반도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 전장에서 대북 선제타격은 국지적으로 끝나지 않고,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큰 극히 위험한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의 무책임한 선제타격론은 한반도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귀를 의심하게 하는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국내외를 막론해 이처럼 공개적, 직접 대북 선제타격론을 거론한 지도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발언이 최근 행보와 이어지는 의도적 발언인지, 아니면 실수인지 모르겠다”며 “후보가 나서서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결국 국민 모두를 위기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발언을 쉽게 하니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는 정치 지도자로서 자신이 초래한 위험한 발언을 즉시 취소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호중 원내대표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선제타격이라는 것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지는데, ‘종전 선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전쟁 상태 유지해야 한다’는 식의 막말을 해서 지탄을 받은 바 있다”며 “선제공격을 해서 전쟁술에 의한 평화를 거론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말 호전적인 지도자도 이렇게 대놓고 군사 행동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 대단히 심각한 인식 수준”이라며 “윤 후보는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있다면 국민 불안 끼치지 말고 우리 국민을, 7000만 민족을 전쟁으로 끌고 가는 발언은 취소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후보, 정신 차리시라.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이냐”며 “멸공 주장을 하더니 이제는 멸국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란 시기에 전쟁을 부추기다니 참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선대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도 “윤 후보의 발언은 국민으로 하여금 혼란과 불안을 낳을 뿐”이라며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사안을 마치 남 얘기하듯이 말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다. 군사적 지식과 이해가 있긴 한 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선대위 정책본부 부본부장인 양이원영 의원은 “정말로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국민과 국가의 운명은 내팽개칠 작정인가”라며 “세계 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윤 후보와 같이 무책임하게 전쟁을 자극하는 불안한 정치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에서도 윤 후보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창인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외교·안보는 전쟁놀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언급한 킬체인(Kill-Chain)의 핵심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해 선제 타격한다는 것”이라며 “제1야당 대선 후보가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현실로, 안전과 미래를 철부지에 맡길 순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방지할 계획이 있나’라는 물음에 선제타격론을 언급했다. 그는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거기에 핵이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 대량 살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 이내다. 요격이 불가능하다”며 “조짐이 보일 때 저희 3축 체제 제일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고 하는 선제타격밖에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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