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처럼 찍어낸다.. 3D 프린팅 건축, 주거난 해법으로 주목

이택현 2022. 1.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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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건축 자재비가 오르면서 전 세계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3D프린팅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건축 혁신을 가져올 기술로 주목받았다.

기존 건축물과 달리 철근을 시공하지 않는 3D프린팅 건축물의 구조안전성을 확인하려면, 새로운 안전 지침도 필요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D프린팅 로봇을 개발해 테스트용 건축물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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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공사 기간 획기적 줄여줘
업계 연구개발 활발, 기술력 충분
제도 미비·아파트 선호가 걸림돌
HN은 국내 최초로 건축용 3D프린팅 시공사업부를 신설했다. 사진은 HN에서 3D프린터를 시운전하는 모습. HN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건축 자재비가 오르면서 전 세계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주거난도 공통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3D 프린팅이 주거난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축비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줘, 값싸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팅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건축 혁신을 가져올 기술로 주목받았다. 우리 건축업계도 3D프린팅 건축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다만, 제도 지원 등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3D 프린팅 건설회사 알퀴스트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 111.48㎡(33평) 규모의 주택을 준공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30대 미혼모가 새집의 주인이 됐다. 미국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재비가 크게 오르면서 집값이 치솟았다. 그런데 일자리를 2, 3개 구해 생계를 꾸리는 이 여성은 비교적 싼 값에 집을 샀다. 알퀴스트가 콘크리트를 활용한 3D프린팅 기법으로 건축비를 15% 이상 줄인 덕분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해비타트가 주도했다. 건축 재료비 상승과 집값 상승에 따른 주거난 해소를 위한 실험이다. 온라인부동산회사 질로우에 따르면 미국의 중위 주택가격은 지난해 19.5% 올라 31만6000달러(3억7916만원)에 달했다. 올해도 11% 이상 오를 전망이다. 해비타트의 이번 프로젝트가 아직 시험 단계인데도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도 3D프린팅 주택을 주거난의 해법으로 쓸 수 없을까. 업계에선 한국의 3D프린팅 건축 환경이 이미 선도국가의 90%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기술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 10% 격차는 주거문화와 제도의 차이에서 벌어진다. 목조 주택이 많은 미국 유럽과 달리 한국에선 압도적으로 아파트를 선호한다.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집중된 인프라와 높은 땅값도 걸림돌이다. 기존 건축물과 달리 철근을 시공하지 않는 3D프린팅 건축물의 구조안전성을 확인하려면, 새로운 안전 지침도 필요하다.

이런 상황이지만, 한국에서도 3D프린팅 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주거형 건축물에서만 효율성을 발휘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2016년 11월 국토교통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함께 소형건축물과 비정형 설계·재료·장비개발기술 과제에 착수했다. 2019년 경기도 일산 연구원 안에 100㎡(30평) 안팎의 일체형 시범주택을 시공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크 레이크 송도 2차에 건설한 국내 최초 복합소재 3D프린팅 비정형 벤치. 현대건설 제공


건설업계도 조직을 정비하고 자체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3D프린팅 장치 전문업체 쓰리디팩토리와 협업을 하고 있다. 터널 내벽공사 등에 사용할 건축재 확보가 목표다. 로봇을 통한 3D프린팅 시공도 연구 중이다. 고층 건물이나 대형 교량 등 위험한 시공을 로봇이 대체하는 형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D프린팅 로봇을 개발해 테스트용 건축물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HN은 아예 3D프린팅 시공사업부를 새로 만들었다.

신기술 개발이 부동산시장의 변화와 맞물리면 한국에서도 3D프린팅으로 찍어 낸 주택을 공급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명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주택은 사용자 눈높이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단순히 벽만 찍어내는 게 아니라 내장재와 외장재, 단열 등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려면 기술이 더 다듬어져야 한다”면서 “비정형 담장 등 당장 시장성이 있는 구조물부터 먼 미래에는 완벽하게 무인 시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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