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입국신고서 허위작성? 새 무기 꺼낸 호주 정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사진)의 입국 비자를 취소했다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호주 정부가 새로운 무기를 꺼내들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한국시간) 호주 출입국 관리 업무를 하는 호주 국경수비대(ABF)가 조코비치의 입국신고서 허위 작성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지난 1일 사전 제출한 입국신고서에서 '호주행 항공편 탑승 전 14일 이내에 다른 나라를 여행했거나 여행할 예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4일 스페인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5일 호주 멜버른에 도착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테니스 전문기자 호세 모르가도의 트위터 계정에는 조코비치가 지난달 25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 핸드볼 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조코비치가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테니스를 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호주 입국신고서에는 '거짓이나 사실을 호도하는 내용을 적을 경우 심각한 범죄로 간주해 민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 조항이 명시돼 있다. 조코비치는 "입국신고서 작성을 대리인에게 맡겼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조코비치의 입국신고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이 확인될 경우, 호주 정부가 직권으로 그의 입국 비자를 취소할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썼다.
앞서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이 열리는 빅토리아주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고 지난 5일 멜버른 공항에 도착했지만, 호주 연방 정부가 입국 비자를 취소해 추방 대상자 구금 시설에서 격리해왔다. 그는 비자 취소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호주 법원은 지난 10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조코비치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년간 해외 입국자에게 강력한 방역 정책을 적용해 온 호주 정부는 그럼에도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비자를 다시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가디언은 "이런 상황에서 조코비치가 입국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민부가 비자 취소를 강행하는 데 유리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1위 조코비치는 오는 17일 개막하는 호주 오픈에서 사상 최초로 21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할 참이었다. 그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대회 통산 20승을 달성했는데, 호주 오픈에서 그중 절반에 가까운 9번의 우승을 해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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