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전북 '언성 히어로' 류재문, "백승호와 의외의 호흡? 마음 잘 통해요"

윤효용 기자 2022. 1. 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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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문(전북현대).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완주] 윤효용 기자= 류재문은 2021년 전북현대 우승의 언성히어로다. 헌신적인 플레이와 결정적인 한 방으로 전북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백승호와도 예상치 못한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그 이유는 확실히 모르지만 서로의 마음이 잘 통하는 건 느꼈다.


류재문은 2021년을 앞두고 전북으로 깜짝 이적했다. 대구에서 활약으로 좋은 선수라는 인식은 있었지만 손준호가 떠난 자리를 대체할 자원으로는 여겨지지 않았다. 그저 전북의 중원을 두텁게 해줄 영입 정도로 평가됐다. 류재문 스스로도 전북 주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예상은 못했다고 한다.


류재문의 진가는 경기를 거듭하며 나타났다. 최영준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면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의 장점인 적극적인 수비와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북 중원의 마당쇠 역할을 했다. 류재문의 활약으로 백승호를 비롯한 다른 미드필더들의 수비 부담이 줄었들면서 중원 장악력은 더욱 좋아졌다. 울산과 최종전에서는 데뷔골을 터뜨리며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주와 최종전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류재문의 공백을 걱정해야 했다.


전북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류재문은 이제 숙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첫 독립을 앞두고 있다. 새 시즌과 첫 자취를 앞두고 있는 류재문을 9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풋볼리스트'가 만났다. 


-전북이라는 강팀에서 자리 잡을 거라고 예상했나.


"예상은 못했다. 열심히 하자고만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잘하는 선수들도 많고 강팀이라 할 만하다고 느낀 적도 있다"


-숙소 생활을 했다고 들었다. 가장 잘 챙겨준 선수는 누구인가.


"(구)자룡이형이과 (이)주용이형(현 인천유나이티드)이 잘 챙겨줬다. 숙소에 같이 있다보니 같이 밥을 먹으러 가기도 했다. 이제는 집을 구했다. 첫 독립이다. 대구에서도 숙소에서 지냈다. 나가려고 했는데, 숙소가 좋게 지어졌다. 1인 1실을 썼었다. 밥도 맛있었다"


-첫 독립이 설렐 거 같다. '방 꾸미기'가 대세인데, 생각해봤나


"크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뭔가 많이 놓으면 지저분할 까봐 많이 안 두려고 한다. 투룸이 아닌 원룸을 구했다. 혼자 1년 정도 살고 이후에 결혼을 하고 싶다"


-이제 서른. 전성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나


"뭔가 앞자리가 3으로 바뀌어서 마음이 아프다. 마음 속으로는 28살을 외치고 있다. 전성기인 건 아직 잘 모르겠다. 더 올라갈 때가 있는 거 같다. 더 배고파야 한다"


-전북에 와서 '이 팀은 강팀이구나' 느꼈던 순간이 있었나.


"리그에서 뛰는데 대구 있을 때와 느낌 적인 부분도 달랐다. 무조건 이기겠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때 딱 강팀이라고 느꼈다. 훈련 때도 다들 너무 잘한다. 수준 차이가 조금 있다고 느꼈다"


-경기를 뛰면서 오히려 편했던 부분도 있었을 거 같다.


"역할 분담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너무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보니까 믿음이 갔다. 하나씩 해줄 거 같은 선수들도 있다. 내 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구에서 FA컵을 우승했고, 전북에서는 리그에서 우승했다.


"당연히 리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대구 있을 때도 마지막에 강팀을 만났지만 약팀도 많이 만났다. 운이 좀 따라줬다. 리그는 1년을 잘해야 하다보니 더 크다고 느꼈다"


-마지막 경기에서 못 뛰어서 아쉬울 거 같은데.


"너무 아쉬웠다. 나도 경고 받으면 못 뛸 걸 알고 있었다. 대구전 때 아무리 생각해도 경고가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받을 상황이 아닌데 받은 거 같아서 억울했다.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관중석에서 핸드폰으로 울산 경기를 틀고 보면서 경기를 봤다. 그런데 전반에 울산이 2골을 넣더라.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우리 경기만 집중했다"


-식상하지만 우승 소감이 궁금하다.  


엄청 좋았다. K리그 우승은 처음해보니까. 전북의 우승 DNA를 많이 느꼈다. 힘든 상황도 있었는데,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 유리해질 때가 있었다. 잘 안 될 때는 혹시 나때문인가 라는 생각도 했다.


-울산전에 골을 넣었다. '꽃게' 세리머니를 펼쳤는데.


"내가 올라갈 상황은 아니었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사람이 많이 없더라. 일단 그냥 올라갔는데 갑자기 공이 왔다. 세리머니는 내가 원래 골 넣는 사람이 아니라 아예 생각을 안한다. 근데 그 때는 너무 좋아서  그렇게 나왔다. 세리머니를 다시 보면 아쉽다. 멋있게 하는 선수도 많다. 그래도 만족한다.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거다"


-다음 시즌에는 세리머니 준비할 건가.


"해야할 거 같다. 생각은 안해봤다. 항상 여자친구가 이상하다고 한다. 연습해야 한다고 한다. 연구를 또 해봐야하나 고민이 된다. (여자친구를 위한 세리머니가 될 수도 있나) 그럴 수도 있다. 하라면 할 생각이다. 언제 될진 모르겠다. 의미 있으면 하면 좋을 거 같다"


-한 시즌 중요한 골은 꼭 넣는 거 같다.


"한 시즌에 한 두 골씩은 넣는 거 같다. 광주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에서 득점하기도 했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이 터지는 뭔가가 있다. 신기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난한 거? 딱히 내세울 만한 건 없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어렸을 때 롤모델은 누구였나. 


"옛날에는 보경이형을 보면서 배웠다. 올림픽 대표 때 보경이형을 봤는데,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다. 해외 선수로는 파비뉴, 페르난지뉴 유형을 좋아한다. 빌드업도 하고 그런 플레이가 좋다. 다른 점은 나는 가끔 공격으로 올라간다"


-이적하고 백승호도 첫 이적이었다. 두 선수가 자라난 환경이 다른데 잘 맞는 이유가 있나.


"테크닉이 다르더라. 승호는 기술도 좋고 외국에서 배운 느낌이 났다. 잘한다. 잘 맞는다는 걸 느꼈다. 같이 으샤으샤도 하고 뛰는 날이 많아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잘맞는 이유는 마음이 잘 통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승호는 공수 다 잘한다. 나는 한 칸 뒤에 물러서서 승호를 받쳐주고 그런 플레이가 좋다"


-제일 힘든 경기는?


"울산전이었다. 대구에서 울산과 붙을 때랑 전북에서 울산과 붙을 때 느낌이 많이 다르다. 대구에서는 우리가 더 잘하고 재미있었다. 여기서는 라이벌이다보니 다른 거 같다"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 다음 시즌 각오는?


"한결같고 꾸준한 선수로 남고 싶다. 작년과 비슷하게 항상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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