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요금인상 청구서 줄줄이 날아드나

구은모 2022. 1. 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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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넷플릭스 인상 이후
쿠팡 지난달 와우 멤버십 2900→4990원 변경
티빙도 올해 네이버 멤버십 제휴 축소
가입자 충성도 높지 않으면 이탈 후폭풍 맞을 수 있어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지난해 말 넷플릭스가 요금 인상을 전격 발표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요금 구조를 변경하는 등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콘텐츠 제작비용 등 상승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들에겐 매달 늘어나는 요금 지출이 부담스럽다. 다만 요금인상에는 높은 콘텐츠 경쟁력과 고객 충성도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당장 국내 OTT들이 추가로 인상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 잇따라 인상

11일 OT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넷플릭스가 요금 인상을 발표한 이후 국내 OTT인 쿠팡플레이와 티빙 등이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18일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공지했다. 이는 각각 12.5%, 17.2% 오른 금액이다.

최근에는 쿠팡과 티빙 등 국내 업체들도 요금 구조 변경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달 30일 인터넷쇼핑과 연계한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의 요금을 월 2900원에서 월 4990원으로 인상했다.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이용하려면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무료배송 ‘로켓직구’ 등의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 와우 멤버십에 가입해야 한다. 현재는 신규 구독자 대상이며, 기존 구독자에 대한 인상은 추후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티빙 역시 이달 1일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의 콘텐츠 시청 범위가 축소했다. 멤버십의 제휴 범위가 변경되면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 목록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가 빠졌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기 위해선 베이직(월 3000원), 스탠다드(월 6000원), 프리미엄(월 9000원)의 요금제를 결제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와 이를 통한 서비스 유지 등을 위해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사업자들 역시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며 콘텐츠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고 투자 대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요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이밖에도 인건비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비용 증가 원인들이 요금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OTT들의 요금 인상 소식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지난 5일 발간한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OTT 이용자들은 ‘경제적 부담(42.5%)’을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기술적 문제(21.0%), 콘텐츠 다양성(20.0%) 등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딜레마 빠진 OTT… 가입자 이탈 우려

소비자들의 우려와 달리 당장 국내 OTT들이 요금 인상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OTT 시장의 특성상 콘텐츠 경쟁력과 높은 고객 충성도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요금을 인상했다가는 가입자 이탈이라는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미디어경영센터장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객 이탈이 이뤄지지 않으려면 충성도 높은 콘텐츠를 보유하거나 쿠팡처럼 콘텐츠 외에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내 OTT들은 대부분 아직 그러한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지 못한 만큼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콘진원의 조사에서도 구독하던 플랫폼의 요금이 오른다면 '10% 인상'을 기준으로 응답자의 51.2%가 기존의 플랫폼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콘텐츠가 명확히 존재한다면 일정 수준의 인상은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나머지 절반가량은 다른 플랫폼을 이용(37.6%)하거나 이용하지 않겠다(11.2%)고 밝혔다.

웨이브와 왓챠도 연내 요금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웨이브 측은 "당장은 요금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기보다는 적극적인 콘텐츠 투자와 해외진출을 통해 가입자 규모를 늘리고 이를 토대로 다시 원활히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왓챠 역시 "지금으로서는 콘텐츠 역량과 시청경험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웨이브와 왓챠는 각각 2019년, 2016년 이후 요금을 동결하고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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