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효과' 삼키고 물적분할 비판 키우고..'역대급' IPO LG엔솔

이민우 2022. 1. 11. 11: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모자금 최대 12.7兆..과거 연간 공모액 육박
기관·개인 투자 수요 흡수하며 韓증시 '1월효과'도 증발
물적분할 비판도 도마 위로 올려..대선후보 관심 UP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역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갈아치울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인 상장 일정에 돌입했다. 상장 일정이 확정되기 전부터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이 쌓이면서 국내 증시에서 연초 상승하는 ‘1월효과’를 소멸시켰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대선 주자들이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의식해 물적분할 관련 목소리까지 내게 만드는 등 각종 화제의 중심에 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2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친 후 오는 14일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5만7000~30만원이다. 최상단으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시가총액은 70조원을 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전날 기준 코스피 시총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을 감안하면 수년간 국내 증시 시총 2위 자리를 지켰던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라진 1월효과=역대급 ‘대어’인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자금이 최대 12조75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를 제외한 코스피 평균 공모금액이 10조원 내외였던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 홀로 과거 연간 공모자금을 빨아들이는 셈이다.

우선 국내 증시가 연초 상승하는 ‘1월효과’가 사라지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전날까지 종가 기준 2.08% 하락하며 2920선까지 내려앉았다. 대만 가권지수가 같은 기간 0.55%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4배에 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행보도 영향을 끼쳤지만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투자 수요 때문에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투자 수요를 흡수하면서 증시가 주춤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관투자자들의 최근 잇따른 매도세 역시 LG에너지솔루션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29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일관했다. 이 기간 총 6조696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868억원을 팔아치운 것과 비교해도 1조7000억원 이상 매도 규모가 늘었다.

◆정치권까지 불거진 ‘물적분할’ 비판 목소리=물적분할 문제를 정치권까지 확산시키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로 주가가 급락한LG화학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까지 물적분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동시 상장 금지와 모회사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해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LG화학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구체화되면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차전지 대장주’라는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지난해 1월14일 사상 최고가인 105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61만5000원으로 41.4% 폭락했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이익을 보는 공매도 물량도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7일 2327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106억원 대비 23배가량 급증했다. 전체 거래대금 중 39.2%를 차지할 정도였다. 전날 공매도 거래대금도 693억원에 달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이에 권영수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달래기 발언’을 내놨다. 그는 "상장 이후에도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82% 갖고 있는 회사임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는 공모가 상단 기준 60조원에 해당하는데 LG화학의 현 시총이 50조원대인 것은 지나친 저평가라 곧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지주사 할인을 감안하지 않은 시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회사 가치가 그대로 반영된다면 이는 가치를 이중산정하게 돼 시가총액이 부풀려지게 되는 셈"이라며 "지주사 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설명"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