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다시 침묵하는 뉴욕..치솟는 오미크론 위기

뉴욕=백종민 2022. 1. 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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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거주하는 뉴저지주 포트리시는 뉴욕 맨해튼으로 가는 관문이다.

한 지인은 이날 뉴욕시의 한인 밀집 거주지인 플러싱에서 조다리까지 20분 만에 도착했다면서 놀라워했다.

최근 뉴욕과 뉴저지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는 데 걸리는 소요 시간은 5~7일이다.

에릭 애덤스 신임 뉴욕 시장이 저소득층의 생계유지를 위해 월가 직원들이 출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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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기자가 거주하는 뉴저지주 포트리시는 뉴욕 맨해튼으로 가는 관문이다. 북부 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가는 길은 포트리와 맨해튼 사이에 놓인 조지 워싱턴 브리지(한국인들은 이 다리를 ‘조다리’라고 부른다) 하나뿐이다.

10일 저녁 5시 30분 경 미국 북동부 지역 물류 대동맥인 조지 워싱턴 다리 위의 차량들이 교통 체증 없이 달리고 있다. 평상시라면 이 시간대에 뉴저지주에서 뉴욕시 맨해튼으로 향하는 방향의 모든 차선은 거북이 걸음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유튜브 캡처)

‘조다리’는 낙후한 미국 교통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다리이지만 교통량만큼은 전 세계에서도 수위를 다툰다. 미국 전체 도로 중 혼잡도는 단연 1위다.

지난 9일(현지시간) 아침 오전 8시. 새해 두 번째 주 월요일. 아이 등교를 위해 도로로 나섰다. 조다리 진입을 위해 줄 선 차가 한 대도 없었다. 교통 통제를 해야 할 경찰도 볼 수 없었다. 오후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메인, 코네티컷 등 미 북동부 지역으로 향하는 트럭으로 가득해야 할 도로가 뻥 뚫렸다.

한 지인은 이날 뉴욕시의 한인 밀집 거주지인 플러싱에서 조다리까지 20분 만에 도착했다면서 놀라워했다. 평상시라면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원인은 하나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확산이다. 오미크론 환자와 감염을 우려한 이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미크론 환자 급증은 피부로 느껴진다. 10일 큰아이의 학교에서 날아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4명이었다. 지난해 9월 학교 정상화 후 지금껏 이런 숫자를 본 적이 없다. 출근이나 등교하지 못하는 교사와 학생이 늘면서 수업도 연일 파행이다.

환자가 급증하다 보니 병원과 약국마다 인산인해다. 코로나19 검사와 결과를 받는 데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최근 뉴욕과 뉴저지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는 데 걸리는 소요 시간은 5~7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 조건이 강화돼 교민들은 불만이다. 한국행 비행기에 타기 위해서는 탑승 전 72시간 이내에 받은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와야 한다. 당초 72시간 전에 받은 음성 결과를 내던 조건이 대폭 강화됐다.

한 지인은 "이 정도면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검사 결과가 없거나 비행 직전 양성 판정을 받아 한국행을 포기한 이들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월가의 황태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집에서 했다. 월가 은행들이 다시 재택근무를 하며 맨해튼 남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는 다시 침묵에 빠졌다. 에릭 애덤스 신임 뉴욕 시장이 저소득층의 생계유지를 위해 월가 직원들이 출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의원들의 감염이 급증하면서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대면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 한인 연방 하원의원 네 명이 모두 참석해 한인 입양인 시민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던 미주한인유권자연맹의 행사도 덩달아 연기됐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라지만 오미크론의 진원지인 뉴욕의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 뉴욕시에서만 하루 8만명 이상의 신규 감염이 발생하다 보니 사업체마다 비상이다. 브루클린 상공회의소는 회원사 중 75%가 연말연시 매출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예산국은 최근 2025년 말까지 코로나19 이전의 일자리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5월 예상과 비교해 1년 이상 노동시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수정 전망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약 한 달 만에 벌어졌다. 오미크론의 놀라운 전파력은 추가접종(부스터샷)도 돌파하며 감염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도 최근 신규 감염자가 줄고 있다고 하지만 안심하는 순간 구멍은 뚫리게 마련이다. 아직은 긴장의 끈을 늦출 때가 아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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