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대선승리의 바이블,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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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DJ(김대중 전 대통령)'로 불렸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2012년 12월6일 대선을 불과 13일 앞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동서화합 실천을 위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는 게 정치적 명분이었다.
1997년 대선에서 DJ가 대통령으로 뽑힌 요인 중 하나도 적과의 동침이었다.
대선후보가 적과의 동침에 성공하려면 리스크를 제어할 정치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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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리틀 DJ(김대중 전 대통령)’로 불렸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2012년 12월6일 대선을 불과 13일 앞둔 상황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동서화합 실천을 위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는 게 정치적 명분이었다.
민주통합당이 ‘문재인-안철수’ 동행 이벤트를 선보인 이날 새누리당은 참여정부 시절 여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 한화갑의 지지선언으로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은 DJ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이라며 ‘배신자 프레임’을 가동했지만, 이미 경험한 정치적 내상(內傷)은 되돌릴 수 없었다.
대선에서 ‘적과의 동침’은 승리의 바이블이다. 상대 진영의 거물 정치인 영입은 ‘대세점의 이동’이라는 정치적 효과를 안겨줄 수 있다. 마음을 정하지 못해 방황하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그널이다.
1997년 대선에서 DJ가 대통령으로 뽑힌 요인 중 하나도 적과의 동침이었다. ‘철강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DJ 손을 들어준 것은 대선 판도를 가른 결정적 장면이다.
당시 DJ는 ‘준비된 대통령’으로 불리며 국정운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념을 둘러싼 의구심이 대선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보수층 신뢰가 두터웠던 박 회장을 DJ가 품으면서 정치적 약점을 상쇄할 수 있었다.
정치적으로 다른 길을 걸었던 인물을 품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지지층의 정서적 반발을 부를 수 있고, 정치공학에 기댄 행보라는 비판을 자초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정치력이 중요하다. 대선후보가 적과의 동침에 성공하려면 리스크를 제어할 정치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역량 없이 행동에 나설 경우 긁어 부스럼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022년 대선에서도 적과의 동침이 위력을 발휘할까. 여야 대선후보들은 이미 상대 진영에 몸담았던 인물의 영입을 발표한 바 있다.
여당은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박창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를 품었고, 야당은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는 메인 이벤트를 위한 예행연습인지도 모른다. 상대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정치 거물을 영입할 경우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상대 진영 인물을 영입하려는 노력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이번 대선은 누가 승리하건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기는 어려운 구도다. 40%대 득표율로 당선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의 득표율로 충분한 국정동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정치 지도자는 그릇이 달라야 한다. 대통령이 정치, 사회, 경제, 외교와 국방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정철학과 국정운영 능력은 물론이고 인재 등용의 ‘균형감’이 필요하다.
자신의 측근 그룹 위주로 인재풀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줄 때 중도는 물론이고 다른 후보 지지층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
평소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아니더라도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바른 방향으로 전진시킬 것이란 믿음이 대중에게 형성된다면 대선에서 절반은 승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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