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카자흐스탄 164명 사망, 6000명 체포.. 소강 국면

연료비 인상 반대 시위로 촉발된 카자흐스탄의 유혈사태가 9일(현지시각) 대규모 사상자를 낸 채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수석 유리창에 실탄이 관통한 자동차가 10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거리에 버려져 있다. 연료비 인상으로 지난 2일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전국적으로 번져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TASS=연합뉴스

카자흐스탄 경찰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604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는 경찰서를 공격한 혐의로 852명이 체포됐으며, 수도 누르술탄에서는 외국인 161명이 구금됐다.

카자흐스탄 군과 경찰 순찰대가 10일 알마티 거리에서 한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소요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1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103명은 시위의 중심지 알마티에서 나왔다.

앞 유리창에 실탄 자국과 혈흔이 있는 자동차가 알마티 공화국 광장에 버려져 있다. TASS=연합뉴스

카자흐스탄 청소년 인권단체는 사망자 중에는 4세 여아 등 적어도 3명의 미성년자가 포함됐다고 전했으며, 국영방송은 보안군 2명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카스흐스탄 군이 10일 개와 함께 알마티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보건부는 2200명이 부상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며, 내무부는 치안 유지에 투입된 군·경 1300여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알마티 시위 중에 불탄 자동차 잔해. TASS=연합뉴스

내무부는 재산피해가 약 1억7500만 유로(약 23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100개 이상의 기업과 은행이 공격받고 약탈당했으며, 차량 400대 이상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 중에 피해를 입은 알마티의 쇼핑센터. EPA=연합뉴스

카자흐스탄에서는 지난 2일부터 연료비 급등을 이유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옛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러시아 공수부대를 포함한 25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투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CSTO 긴급회의에 참석해 카자흐스탄 상황과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러시아 국민이 10일 카자흐스탄 소요사태를 피해 일류신 76-MD편으로 소개돼 러시아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평화유지군이 주요 지역을 장악하면서 반정부 시위는 대부분 진정됐다. 평화유지군과 카자흐스탄 보안군은 시위대가 한때 점거했던 시청사 등이 있는 알마티 도심과 주요 시설에 무장병력을 배치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실은 "전국 모든 지역에서 상황이 안정됐다"고 선언했다.

시위로 불탄 알마티 시청사의 10일 현재 모습. AFP=연합뉴스

술탄 가말레트디노프 카자흐스탄 국방부 차관은 "대테러작전은 테러리스트들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카자흐스탄 도심 풍경. 시위는 잦아든 가운데 군과 경찰이 경계를 펴고 있다. 국가안보위원회는 이날 "국가 상황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