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는 의사가 시행하는 갑상선 및 경부 초음파검사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

(사진 제공=땡큐서울이비인후과)

최근 갑상선 협부에 생긴 2cm 크기의 유두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여, 28)는 갑상선을 일부만 절제하는 갑상선 협부절제술 상담을 위해 내원했다. 환자는 한 유명한 의원에서 갑상선 초음파검사와 세침검사를 하고, 갑상선 유두암을 진단받았다. 수술 상담을 위해 방문한 대학병원에서 CT검사 및 수술 전 검사를 진행했고, 전이 소견은 없지만 갑상선 전절제술을 권유 받았다. 필자는 협부에 생긴 갑상선암이 전이가 없으면 협부절제술이라는 부분절제술을 종종 하고 있다. 환자는 그 수술이 가능한지 문의하기 위해 내원한 것이다.

필자는 수술을 하기 전에 수술하는 의사의 관점으로, 암의 위치를 확인하고 주변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 갑상선 및 경부 초음파검사를 직접 다시 시행한다. 수술하는 의사가 시행하는 초음파검사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도 연구 논문이 종종 나온다. 초음파검사는 매우 주관적인 검사라 수술하는 의사가 직접 보면서 판단하면 수술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정상으로 보이는 림프절이라도 이후 추적관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초음파검사 영상으로 기록해 두는 의미도 크다. 예전 대한갑상선학회에서 발표한 적도 있는데, 다른 병원에서 초음파검사를 하고 내원한 경우에도 본원에서 초음파검사를 다시 시행하면, 약 7% 환자에서 새로운 림프절 전이를 발견하는 것도 초음파검사를 다시 시행하는 중요한 이유다.

환자의 갑상선 협부에는 초음파검사상 전형적인 암 의심 결절이 있었다. 기도(기관, trachea)에 살짝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기관 연골들 사이로 침투해 들어오기 시작한 부위가 보이기는 하나 연골과 결절(암 덩어리) 사이에 미세한 공간이 남아 있어서 기관 연골이나 연골사이막 침범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크기가 좀 큰 편이기는 했으나 앞으로 많이 튀어나온 모양새여서, 수술 기법상 협부절제술이 가능한 상태였다. 다만 갑상선만 검사한 후 수술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다.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 갑상선 전절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 검사 소견과는 다르게 림프절 전이 의심 소견이 여러 군데에서 보였다. 오른쪽 4구역 림프절과 왼쪽 2구역, 3구역 림프절에서 회색 덩어리가 살짝 보여 갑상선암 전이가 의심되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각 림프절에 대해 세포검사 및 단백질검사(thyroglobulin washout assay)를 시행한 결과, 모두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는 본원에서 갑상선전절제술과 양측 측경부 림프절 절제술을 받았고, 조직검사에서 10개의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었다. 만약 이 환자가 필자에게 수술 상담을 받기 위해 내원하지 않았다면, 대학병원에서 갑상선만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 다음 6개월이나 1년 후 추적검사에서 림프절 재발이라고 듣고 재수술을 하게 되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수술을 하는 의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은 수술을 할 때 병변을 정확하고 철저하게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환자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초음파검사를 직접 하는 집도의는 수술 소견으로 초음파검사 소견을 피드백 하면서, 초음파검사에 대한 더 풍부한 임상 경험과 높은 숙련도를 갖추게 된다.

/기고자: 땡큐서울이비인후과의원 하정훈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