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으로 더 내려가 실천하세요"[종교국장 뉴스레터]

by,이명희,국민일보 2022. 1. 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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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전라도말로 해야쓰겄슴니다잉~"금발에 벽안(碧眼)인 한 남자가 나이 지긋하고 내로라 하는 대형교회 목사님들 앞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쓴 소리를 했습니다.

인 박사의 말처럼 한국교회가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서,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훨씬 더 많은 섬김과 봉사 사역을 감당한다면 한국교회에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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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뉴스레터(2022.1.11)
한국교회봉사단이 10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2022 나눔과 섬김의 비전 선포예배'를 드리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 말을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전라도말로 해야쓰겄슴니다잉~”
금발에 벽안(碧眼)인 한 남자가 나이 지긋하고 내로라 하는 대형교회 목사님들 앞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쓴 소리를 했습니다. “한국 목사님들이 야고보서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훨씬 더 낮은 곳에서 훨씬 더 잘할 수 있습니다”라는 요지였습니다.

수십 명의 목사님들 앞에서 예수님은 나무 십자가에 못 박혔는데 낮은 곳으로 좀더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한 이는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박사였는데요. 어제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봉사단 ‘나눔과 섬김의 비전 선포예배’에 축사하러 왔습니다. 신문 인터뷰뿐만 아니라 TV 예능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와서 얼굴이 꽤 알려진 분이죠. 4대에 걸쳐 우리나라의 교육, 복지 등 사회발전에 공헌한 미국 기독교선교사 집안의 후손이자 특별귀화 1호이기도 하구요. 이국종 교수의 스승이자 한국의 좁은 골목도 다닐 수 있도록 ‘한국형 엠블런스’를 개발했다고 알려진 인물이기도 합니다.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박사. 국민일보DB


인 박사는 먼저 “미국에서도 기독교가 사라져가고 있고 영국은 기독인이 5%가 안 된다”며 서양 선배들을 따르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2007년 설립한 한국교회봉사단은 각 교단과 개교회를 망라해 섬김의 사역을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하나로 엮어 재해와 아픔이 있는 한반도와 지구촌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는데요. 인 박사는 “더 소외된 계층을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배고픈 사람, 옥에 갇힌 사람, 외국인 근로자, 탈북자, 장애인 등 좀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서 할 일이 너무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여성인 제 귀에 솔깃한 고언도 했습니다. 인 박사는 “한국은 개혁신앙과 보수신앙을 모두 받아들였는데 오늘 이사회에 와보니 여성 이사가 한 명밖에 없더라”고 놀라워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지켜온 것은 여성, 어머니들이라는 말과 함께요. 교계에도 시대 변화에 맞춰 여성 인력을 키우라는 조언입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인터넷·TV와 경쟁해선 안 된다. 한국교회가 역사 속에서 차별된 것은 실천했기 때문”이라며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할아버지 글에서 봤지만 3·1운동 때 대한민국 국민 중 기독인은 2%밖에 안 됐지만 그 2% 중 30%가 독립운동을 했다고 했습니다. 기독인이 3·1운동을 이끌고, 6·25전쟁 등 환난 때 봉사와 나눔의 사역을 감당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인 박사의 말처럼 한국교회가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서,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훨씬 더 많은 섬김과 봉사 사역을 감당한다면 한국교회에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서 승리하는 하루 되시길 기도합니다.

by 이명희 국민일보 종교국장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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