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하파엘 레앙 : 포르투갈의 앙리, 지금은 윙어로 성장 중

김정용 기자 2022. 1. 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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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파엘 레앙(AC밀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첫 경기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포르투갈은 화려한 윙어로 유명했다. 그러나 당시 주전이었던 프란시스쿠 트린캉(현 울버햄턴)과 조타(현 셀틱)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반면, 스트라이커였던 하파엘 레앙은 빅 리그 수준급 윙어로 자리잡아 매 경기 성장하고 있다. 한국 수비진을 다양한 능력으로 곤혹스럽게 했던 개인기량은 오히려 측면에서 잘 발휘된다.


밀란은 9일(한국시간) 베네치아에 3-0 완승을 거두며 잠시 1위에 올랐다. 뒤이어 인테르밀란 역시 승리하며 선두를 되찾았지만, 밀란은 여전히 인테르를 승점 1점차로 추격 중이다.


최근 밀란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격자원은 레앙이다. 레앙은 앞선 AS로마전에서 1골을 넣으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어 베네치아전은 왼쪽 측면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침투와 돌파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골을 이끌어냈으며, 침투하는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제공해 두 번째 골도 도왔다.


레앙은 이번 시즌 세리에A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통틀어 18경기 선발 출장을 기록했는데 모두 왼쪽 윙어로 뛰었다. 그동안 윙어와 스트라이커를 오가며 멀티 로테이션 자원으로 쓰였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은 확실히 측면 자원으로 캐릭터가 굳어졌다.


레앙이 주전 자리를 차지한 건 기존 왼쪽 윙어인 안테 레비치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 덕분이기도 헸다. 레앙과 레비치 모두 최전방과 왼쪽 윙어를 번갈아 소화하는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은 기술과 스피드가 조금 부족하지만 악착같은 투지, 활동량, 전술 수행능력을 겸비한 레비치였다. 팀 플레이에 서툰 레앙은 멋진 공격을 한 뒤 평범한 팀 플레이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등 '세금'이 비싼 선수였다.


이번 시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왼쪽 측면을 완전히 차지한 뒤, 레앙은 꾸준한 경기 경험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켰다.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당 공 탈취가 0.4회에서 0.5회로, 가로채기가 0.1회에서 0.4회로 늘어났으며 돌파 허용 횟수는 0.3회에서 0.2회로 줄어들었다.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가 15.3회에서 18.8회로 증가했다. 파울을 저지르는 횟수는 줄고, 얻어내는 횟수는 늘었다. 전술 수행 능력이 확실히 좋아졌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면서 파괴력은 전혀 줄지 않았다. 188cm 큰 신장에 탁월한 유연성과 기술, 스피드를 겸비한 레앙은 돌파 등 상대 예측을 깨는 플레이가 잦다. 윙어로만 뛰면서 리그 1,185분 동안 5골 3도움을 기록해 준수한 공격포인트 생산성을 보여줬다.


원석이었던 레앙이 서서히 보석으로 다듬어지면서, 재정이 충분한 팀들의 영입 제안이 밀려오고 있다. '칼초메르카토'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독일 구단이 각각 영입 제안을 했는데 밀란이 모두 거절했다. 레앙을 관리하는 포르투갈 '슈퍼 에이전트' 조르제 멘데스와 재계약 협상에 들어갔다. 계약기간이 2024년까지라 급하진 않지만, 조건을 상향시켜 더 오래 붙잡아놓기 위한 작업이다.


레앙은 일단 측면에서 성장 중이지만, 때가 무르익으면 최전방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스테파노 피올리 밀란 감독은 "레앙은 여러모로 티에리 앙리를 연상시킨다"라고 말했다. 앙리는 한때 프랑스 대표팀에서나 프로 무대에서나 측면 자원으로 뛰다가, 아스널 이적 후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레앙은 신체조건과 플레이스타일, 타고난 재능 등 여러 면에서 앙리를 닮았다.


피올리 감독은 레앙의 태도 역시 최고가 될 만하다며 "확신에 찬 선수로서, 야망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재능만으로 충분치 않은데, 레앙은 이를 잘 이해하고 끝없이 노력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노력하는 레앙의 미래는 밝다.


※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떠올라 앞으로 친밀해 질 선수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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