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전북 '성골' 박진성, "(최)철순형이 롤모델..유스 책임감 가지고 뛴다"

윤효용 기자 2022. 1. 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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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완주] 윤효용 기자= 전북현대의 신성 박진성은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K리그 우승을 거둔 몇 안 되는 선수다. '롤모델' 최철순처럼 투지 있는 플레이를 첫 시즌에 선보였다. 전북 '성골' 유스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진성은 전북 유스 팀인 금산중과 영생고를 거쳐 연세대학교로 진학한 뒤 1년 만에 전북과 신인계약을 맺었다. 전북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성골' 유스다. 시즌 초반에는 U-22룰로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이후에는 자신의 실력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6월 말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였다. 김진수, 최철순의 부상이 오히려 기회가 됐다. 치앙라이유나이티드전에서는 구스타보의 패스를 발리슈팅으로 연결해 데뷔골도 터뜨렸다. 자신감을 잡은 박진성은 김상식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고 리그에서도 더 많은 기회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리그 11경기를 포함해 모든 대회 16경기를 소화하며 무난하게 첫 시즌을 보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투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박진성에게는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가진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스스로의 자책감이다. 9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풋볼리스트'와 만난 박진성은 "열정, 패기만 앞섰다. 여유가 없었다. 팬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많이 아쉬운 시즌이었다. 가지고 있는 것도 많이 못 보여줬고, 그냥 막 뛰어다닌 거 같다. 투지있는 모습도 내 장점이지만 좀 더 여유를 찾고 수비나 공격을 여유있게 하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거라 생각하는데, 1년 차에는 그런 점이 잘 되지 않은 거 같다"며 반성부터 했다.


그래도 롤모델과 함께 뛰는 꿈을 이뤘다. 전북 유스 출신답게 '리빙 레전드' 최철순이 롤모델이었다. 또 박지성 전북현대 어드바이저의 선수 시절 영상을 보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박진성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박지성 선수의 영상을 봤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중학교 때부터 전북 유스였다. 볼보이를 하면서 전북 경기를 많이 봤다. (최)철순이형을 보면서 꿈을 키워나갔다. 지금은 롤모델인 형과 함께 뛴다"며 "철순이형이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내 페이스 대로, 여유있게 하라고 말해주셨다. 그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 형의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수비적인 것도 많이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다 보니 경기 중 '멘붕(멘탈 붕괴를 줄인 말)'이 온 적도 있었다. 전북이 4-3으로 승리했던 FC서울전에서 자신의 실수로 세 골을 내줬다. 패배했다면 당시 1위였던 울산 추격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 박진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 때 너무 힘들어서 경기 내내 멘탈이 안잡혔다. 첫 번째 PK를 내줬을 때는 괜찮았는데, 두 번째, 세 번째 골을 내줬을 때는 심적으로 무너졌다. 한 골은 그렇다쳐도 3골은 멘탈이 잡히지 않더라"라고 답했다.


경기장 밖의 박진성은 경기장 안에서와 조금 다르다. 경기장에서는 투지 있는 플레이를 펼치지만 평소에는 조용하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다. 박진성은 "원래 성격은 조용한 편이고 내성적이다"라며 "취미도 넷플릭스 보기다. 최근에는 '고요의 바다'를 봤다. 유튜브로는 먹방을 자주 본다"고 자신을 설명했다.


경기장 입장 전 독특한 루틴도 공개했다. 스스로 긴장감을 풀고, 심적인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박진성은 "빠른 음악을 듣는다던가. 경기장 들어가기 전에 입장할 때 왼발부터 들어가던가 그런 게 있다. 굉장히 예민한 편이다. 그런 걸 다해야지 준비가 다 되는 느낌이다. 잘 안됐을 때는 루틴을 바꾼다. 노래는 쇼미더머니 노래를 경기 전에 듣는다. 단, 경기 시작 전에만. 다른 때는 발라드 같은 걸 듣는다. 경기 전에는 빠른 걸 들어야 텐션이 올라간다"고 들려줬다.


팀에서는 분명 막내지만 전북 유스 후배들에게는 본받고 싶은 형이다. 박진성도 후배들의 시선을 느끼고 있고 이것이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된다. 그는 "경기장에서 뛸 때 후배들이 보고 있다. 책임감을 뛰려고 하고 있다"며 "나도 철순이형을 보면서 커 온 거처럼 유소년 친구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성실하고 열심히 뛰려고 한다"며 성숙함을 보였다.


박진성은 다음 시즌 목표로 "더 많이 뛰고, 조금 더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격포인트 개수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는 잡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굉장히 현실주의자다. 큰 목표는 잘 잡지 않는다. 공격포인트를 몇 개 쌓겠다고 하면, 그 숫자에 얽매일 거 같다. 지금 상황만 보겠다"고 답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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