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인지 뭔지 너무 어렵고 복잡".. 손님도 직원도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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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백화점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 첫날 매장 입구에선 손님과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마트 직원들은 "오늘부터 접종을 인증하셔야 한다. QR부터 찍고 빠르게 입장해 달라"고 연신 안내했지만 줄은 짧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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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정보 확인하는 입구에 긴 대기줄
휴대전화 사용 서툰 노인들 불편 호소
대형마트와 백화점에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 첫날 매장 입구에선 손님과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접종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느라 입구 줄은 길어졌고, 전자출입명부(QR)를 활용할 줄 모르는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1시간 넘게 휴대전화를 붙들고 접종증명서와 씨름하는 경우도 있었다.
10일 서울 금천구의 한 대형마트는 영업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긴 줄이 생겼다. 마트 직원들은 “오늘부터 접종을 인증하셔야 한다. QR부터 찍고 빠르게 입장해 달라”고 연신 안내했지만 줄은 짧아지지 않았다. 곳곳에서 “백신은 다 맞았는데 증명서가 없다” “QR 인증을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는 토로가 쏟아졌다. “그냥 오늘 한번만 좀 들어갑시다”고 소리 치는 이도 있었다. 직원들에게 대뜸 휴대전화를 건네며 “대신 접종기록 좀 불러와 달라”고 부탁하는 이도 있었다.
마트 관계자는 “현재 인원으로는 도저히 업무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입장 관리 인원으로 4명을 추가로 고용해 달라는 의견을 본사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사용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게 방역패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이모(80)씨는 건물 입구 QR 인증기기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아르바이트생들의 도움을 받으며 10여분을 씨름했지만 접종 기록을 불러오지 못했다. 별수가 없자 마트 직원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노인네들은 QR인지 뭔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며 “다음 주부터는 계도도 끝이라는데 이젠 마트는 못 오는 거지, 뭐”라고 씁쓸해했다. 평소 2G폰을 사용하는 박복임(75)씨도 “2G폰을 쓰는 데 조작이 어려워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며 “1년에 한두 번 오는 대형마트에서 이거(접종증명서)까지 따로 제출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도기간은 백신 미접종자들이 대형마트에서 쇼핑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다. 건강상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0대 김모씨는 이날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김씨가 “미접종자인데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묻자 마트 직원은 “PCR 음성확인서를 보여 달라”고 했다. 김씨는 “건강 문제 때문에 백신을 못 맞았는데 마트에 갈 때마다 PCR 검사를 받기도 부담스럽다”며 “조용히 장만 보고 돌아가려는데 왜 이렇게 일상까지 옥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정 끝에 마트에 들어선 그는 통조림부터 라면, 고기 등 생필품을 왕창 구매했다.
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방역패스가 적용되는지 모르고 서울 관악구의 한 백화점을 찾은 이모(64)씨는 1층 입구 앞에서 1시간 넘게 머물렀다. 백화점이 자체 지침으로 이날부터 방역패스를 엄격하게 적용키로 한 때문이다. 이씨는 “집에 접종증명서가 있어서 언니가 사진을 찍어 휴대전화로 보내주기로 했다”며 “휴대전화로 인증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난 QR인지 뭔지 어떻게 쓰는 건지도 모른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장군 신용일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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