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길(路)이 끝난 곳에서 길(道)이 시작됩니다

2022. 1.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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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는 기차역 킹스크로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믿음 없이는 하나님 말씀으로, 영성으로, 하나님의 길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믿음의 길을 지키십시오.

바다 가운데 생긴 마른 땅은 그냥 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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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4장 21~29절


영국 런던에는 기차역 킹스크로스가 있습니다. 평범한 그 역의 한쪽 벽에 ‘9와 ¾ 승강장’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조앤 K 롤링이 쓴 ‘해리 포터’에서 유래했습니다. 말이 승강장이지 그냥 벽입니다. 더는 지나갈 수 없는 벽인데, 해리가 카트에 짐을 잔뜩 싣고 그 벽에 성큼 발을 들여놓자 바로 빨려 들어가면서 마법 학교로 가는 특급열차행 승강장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의 벽이 내일의 문이 된다는 생각은 성찰을 불러옵니다.

이집트 땅을 벗어난 이스라엘이 광야 길을 가다가 홍해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에 빠졌습니다. 길이 끊기고 사라지고 막혔습니다. 뒤는 광야요 앞은 바다입니다. 이집트 군대가 추격해 오고 있고 망망대해가 앞에 버티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 식으로 말하면 벽 앞에 마주 서 있습니다.

모세는 바다 위로 손을 내미는 동작 하나만 합니다. 나머지 일들은 하나님이 하십니다. 모세가 ‘바다 앞으로’ 수신호를 보내자 하나님이 바닷물을 움직이게 하셨습니다. 밤새도록 광풍이 부는 가운데 바다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움직이게 하셨습니다.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이 나게 됐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습니다. “모든 벽은 문이다” 기억하십시오. 구원의 주님으로부터 인도를 받는 사람들에게 오늘의 벽은 내일의 문이 됩니다. 오늘의 걸림돌은 내일을 위한 디딤돌이 됩니다.

출애굽기 14~15장은 이스라엘 자손이 바다 가운데 마른 땅을 지나갔다고 여러 번 증언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길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은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신다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이제는 죽게 됐다고 아우성을 쳤는데, 하나님은 그런 이스라엘에 너희가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걸어가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내리신 처방에 모세가 순종했습니다. 바다 위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모세라고 두려움이 없었겠습니까. 주저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모세는 자기 경험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더 따랐습니다. 바다를 본 다음에 하나님을 떠올린 이스라엘의 입에서는 원망이 터져 나왔는데, 하나님을 보고 나서 바다를 바라본 모세의 눈에 그 바다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현장이었습니다.

사람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 하나님의 길이 시작됩니다. 사람의 경험이 끝나는 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시작됩니다. 지성의 역할이 끝나는 곳에서 영성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믿음 없이는 하나님 말씀으로, 영성으로, 하나님의 길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구원의 길, 생명의 길에는 믿음 없이 들어설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믿음의 길을 지키십시오. 믿음이 먼저입니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믿음이 먼저입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고 우리는 그 살아계신 하나님의 자녀라는 믿음이 먼저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합니다.(히 11:6)

바다 가운데 생긴 마른 땅은 그냥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위해서 내신 길입니다. 길(路)이 끝난 곳에서 길(道)이 시작됩니다. 길을 잃어야 여행이 시작됩니다. 길이 없다고 여겨진 곳에서 살길을 찾는 여정이 개시됩니다. 주여, 우리로 이 하나님의 길을 걷는 자들이 되게 하소서.

왕대일 목사(서울 하늘빛교회)

◇왕대일 목사는 감리교신학대에서 30년간 구약학 교수로 봉직한 뒤 서울 하늘빛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 글은 ‘설교로 풀어쓴 성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대한기독교서회)에 수록된 설교문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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