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의식한 듯..尹 "바로 가겠다" 대한노인회 일정 직접 당겼다

박태인 2022. 1.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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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역 앞에서 산업화 교역일번지 인천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제가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9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이런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다음날 바로 만나고 싶다는 말이었다. 10일 방문 일정이 급히 잡혔고, 윤 후보는 이날 대한노인회를 찾아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며 비공개 석상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으로 노인 공약까지 발표했다.

김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그제 전화로 주중에 온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어제 일정을 앞당겼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윤 후보는 김 회장에게 “오랜 기간 못 찾아봬 결례가 많았다”는 사과의 말도 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윤 후보가 노령 연금을 임기 내 100만원까지 확대하겠단 공약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윤 후보가 대한노인회를 찾은 건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치권에선 윤 후보의 이런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인 ‘6070세대’ 끌어안기로 보고 있다. 지난주엔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으로 2030세대에 다가섰다면, 이번엔 ‘집토끼’인 노년층을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일정은 지난 4일 대한노인회를 먼저 찾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겨냥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2030세대 청년뿐 아니라 6070세대 지지자들을 다독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노인회 일정이 당겨졌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페이스북 [윤석열 페이스북 캡처]


앞서 안 후보는 3일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뒤 4일 대한노인회까지 방문하며 보수층 파고들기에 나섰다. 선대위 내홍으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던 시기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윤 후보의 모습은 2030과 6070세대의 연합 지지 구도를 복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후보는 지난주 외부 일정을 거의 소화하지 못했던 상황을 만회하려는 듯 이날 아침 7시부터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움직였다.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 강연회에 참석해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향후 50년, 100년에 대비한 대대적인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만들어놓겠다”며 “입시에서 코딩 교육에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보다 앞서 지난 4일 대한노인회를 찾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는 이후 인천 남동공단의 중소기업을 찾아 주 52시간제를 1년 평균으로 유지하되 집중 근로시간 도입 필요성 등 유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후보는 “중앙지검장 시절 소득이 줄어들어 주52시간에 반대한 직원이 많았다”는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공무원은 주52시간제 적용대상이 아니라 실언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 측은 “주52시간제에 대한 당시 공무원들의 개인적 소회를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인천시 유권자들을 겨냥한 공약도 공개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인천구간 지하화 ▶인천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조성 ▶권역별 특화 첨단산업 육성 등으로 모두 인천시의 숙원사업들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일정을 마친 뒤엔 9일 별세한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윤 후보는 유족들을 만나 “참,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이렇게, 가족분들에게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위로했다.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일생을 민주화를 위해서 헌신을 하셨기 때문에 정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여사님의 명복을 빈다”고 답했다. 전날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안 후보의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고 배 여사의 빈소를 찾았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보도를 통해 이날 이준석 대표와 회동을 나눌 예정이며 선대위 재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일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2022.1.10/뉴스1

윤 후보가 외부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별도의 회동을 가졌다. 김 위원장과 윤 후보가 결별한 뒤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과)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계속 공조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그만둔 사람이 할 일은 없다”고 했고, 윤 후보도 이날 일정 중 김 위원장의 재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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