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카카오 류영준 사퇴..고민 깊어지는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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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10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골치 아픈 상황에 놓였다.
리더십 개편을 통해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그렸던 김 의장의 구상이 어긋나면서다.
그러나 류 내정자가 지난해 12월 10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카카오페이의 주식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 469억원 차익을 거두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고, 카카오 노조 등 직원들은 류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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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10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골치 아픈 상황에 놓였다. 리더십 개편을 통해 카카오의 글로벌 도약을 그렸던 김 의장의 구상이 어긋나면서다. 쪼개기 상장 후 임원 지분 팔기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도 김 의장의 숙제로 남게 됐다.
카카오는 10일 공시를 통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류영준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며 “카카오 이사회는 크루(임직원)들이 다양한 채널로 주신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숙고해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류 내정자는 지난해 11월 25일 조수용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여민수 대표와 함께 차기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그는 2011년 카카오에 개발자로 입사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했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또 카카오페이의 IPO를 성공시키며 카카오 글로벌 도약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됐다.
그러나 류 내정자가 지난해 12월 10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카카오페이의 주식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 469억원 차익을 거두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고, 카카오 노조 등 직원들은 류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류 내정자가 이날 사의를 표하면서 ‘젊은 리더십’을 통해 문어발 확장 등 회사를 둘러싼 부정적 이슈를 타개하려 했던 김 의장도 난감하게 됐다. 자신이 낙점한 새로운 리더십은 출항도 하기 전에 난파됐고, '카카오'라는 브랜드는 쪼개기 상장 후 임원 지분 팔기라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일단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김 의장 등 이사회는 곧바로 대표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가 오는 3월 주주총회 전 또 다른 공동 대표를 세워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라 여민수 단독 대표 체제도 거론된다.
카카오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내부 논의와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 노조는 이날 류 내정자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당영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노조는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가 논의되고 수용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후 이번 사태로 입은 내부 직원들의 상처를 회복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먹튀 논란 재발 방지를 위해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지분 매도 제한 규정 신설 ▲선량한 관리자 주의 의무 강화를 위한 내부 점검 절차 강화 등 대책을 회사에 요구할 방침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페이 구성원들은 법정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하고 포괄임금제로 연장근로수당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으나 회사의 성장을 위해 묵묵히 참고 일해왔다"며 "이번 사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제가 감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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