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맨얼굴 프로젝트_선배's 어드바이스 #99
종일 마스크 쓰고 생활하기도 벌써 3년 차, 굳이 화장해야 할까에 대해 의문이 생긴 사람이 많다. “밥 먹을 때 빼곤 내 얼굴조차 볼 일이 없는데 이젠 좀 화장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런데 맨얼굴엔 자신이 없어서….”라는 친구의 고민에 좀 더 편안하게 노 메이크업으로 나아갈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됐다. 사실 화장품 자체보다는 하고 지우는 과정에서 피부 장벽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습제를 더 많이 바르고도 건조함에 시달린다.
우선 시중의 수많은 클렌징폼은 대부분 화장을 지우는 목적이다. 기준 사용량도 화장 잔여물이 남지 않게 녹여 없앨 수 있는 양을 말한다. 화장이란 강력한 유분막이 없는 맨얼굴은 그보다 훨씬 세정력이 약한 클렌저로도 충분하고 오히려 그래야 피부 장벽을 잘 보호할 수 있다. pH가 약산성인 클렌저는 대체로 세정력이 약한 편이며 보습 성분이 이미 함유돼 세안 후 적당한 막을 남기는 제품도 좋다. 특히 건성 피부는 아침저녁으로 폼 클렌저를 쓰지 않고 저녁에만 쓰거나, 워터프루프 제품을 쓰지 않는다면 물세안만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보습제는 하나만으로 튼튼하고 피부 결이 좋아 보이는 막을 만들어 주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겨울철 칼바람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어느 정도 유분도 필요하다. 피부가 매끈하고 반들반들해 보이는 효과를 흔히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이라고 부르는데 보습제 중에도 그런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
단, 겨울에도 세안으로 잘 지워지는 자외선 차단제는 필요하면 쓰는 게 좋다. 만약 자외선 지수가 아주 낮은 아침 일찍 출근해 거의 실내에만 머물고 해 질 무렵 퇴근한다면 안 써도 되지만 낮에 외근을 많이 해야 하거나 사무실 자리가 창 앞이어서 장시간 햇볕을 쬔다면 역시 위협이 된다.
서양인들은 화장을 안 해도 그렇게 티가 안 나는데 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왜 전후가 심하게 다른 것 같을까? 서양인 얼굴이 더 입체적이어서 음영이 쉽게 생기는 데다, 숱 많고 컬이 있는 눈썹과 속눈썹이 자연 아이브로 펜슬,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역할을 해준다. 밝은 피부 대비 혈색 비치는 입술과 뺨은 마치 립스틱, 블러셔를 바른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인을 포함한 동북 아시아인은 경우 얼굴이 평면적이면서 눈이 작고 털이 적어 사진 보정작업으로 치면 대비, 즉 콘트라스트가 적다. 그래서 화장은 주로 콘트라스트를 올리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대신 서양인들이 ‘플로리스(flawless)’라고 부러워하는, 보다 깨끗한 피부 톤과 쫀쫀하고 탱탱한 질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가면을 쓴 듯 두꺼운 피부 화장은 대부분 필요하지 않다.
화장을 거의 안 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만들려면 숱이 어느 정도 있는 눈썹은 불필요하게 퍼진 부분을 미리 왁싱이나 면도칼, 족집게로 깔끔하게 다듬고 털이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게 흐름을 만들어 줘야 한다. 처지는 눈썹은 전용 마스카라로 빗어 올려 고정한다. 눈썹 숱이 부족한 사람은 투명이 아닌 자기 눈썹 색에 가까운 눈썹 마스카라를 선택한다.
립밤은 입술을 앙 물었을 때 올라오는 혈색과 같은 톤을 선택하면 가장 자연스럽게 콘트라스트를 올려줘 피부마저 깨끗해 보인다. 사람마다 고유 피부 톤에 따라 복숭아, 딸기, 포도 색처럼 입술 색도 다 다르다. 틴티드 립 밤은 립 라인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수시로 발라주면 된다. 꼭 커버하고 싶은 여드름 자국이나 다크서클이 있다? 그 부분만 컨실러로 커버하면 된다. 주근깨는 노출시키는 게 더 건강해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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