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윤석열, 안철수가 더 급하다

전진영 2022. 1. 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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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 적잖은 변수가 하나 더 불거졌다.

청년층 이탈이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리고 자칫하면 안 후보와의 후보단일화에서 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당초 준비했던 대선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지만, 지금은 본선보다 안 후보와 후보단일화 문제가 더 급해졌다는 얘기다.

윤 후보는 후보단일화에서 안 후보를 꺾고 그 탄력으로 대선에서 이 후보까지 이기는 것을 염두에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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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 적잖은 변수가 하나 더 불거졌다. 당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중도층을 놓고 막판까지 경쟁하다 결국 5% 안팎의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봤다. 물론 한국 정치 특성을 감안한다면 급격한 정세 변동이나 돌발변수 등장으로 두 후보의 지지율 등락도 몇 차례 뒤바뀔 수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양강 구도’의 접전 상태가 계속되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5%대 안팎 지지율을 보이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로 급반등하며 변수로 떠올랐다. 윤 후보 지지율이 급속히 빠지면서 그만큼 안 후보가 상승한 것이다. 이 변화의 핵심 동력이 20~30대 청년층 유권자의 이동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크다. 전략적 투표에 능하고 집단적 의지를 보이는 ‘20대 남성들’의 이동은 이번 대선지형의 판세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후보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이다.

안 후보의 급부상은 윤 후보에겐 당장 넘어야 할 산이 돼 버렸다. 그동안 윤 후보 지지율을 떠받쳤던 청년층 유권자들이 안 후보 쪽으로 계속 이동한다면 대선 판세는 ‘3강 구도’로 형성될 수밖에 없으며, 이렇게 되면 윤 후보의 승산은 어려워진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단일화 압박에 나설 것이며,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이런 요구를 외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두 후보 모두 정권교체를 전면에 내건 이상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돼버린 것이다.

최근 윤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재편’과 청년층 실무자 중심의 선대위 운영 방안도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정부 조직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생략한 채, 갑자기 페이스북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것도 마찬가지다. 떠나는 청년층 특히 20대 남성들의 지지를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조급함과 절박함이 짙게 묻어 있다. 물론 윤 후보 바람대로 청년층 지지세가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부담스런 무리수까지 꺼낸 것은 청년층 이탈을 그저 바라만 볼 수 없다는 절박함의 산물로 봐야 할 것이다.

윤 후보도 직감했을 것이다. 청년층 이탈이 대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리고 자칫하면 안 후보와의 후보단일화에서 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렇다면 당분간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문제를 더 심도 있게 고민할 것이며, 그만큼 청년층을 비롯한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초 준비했던 대선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지만, 지금은 본선보다 안 후보와 후보단일화 문제가 더 급해졌다는 얘기다. 이 또한 윤 후보가 자초한 일이다.

윤 후보는 후보단일화에서 안 후보를 꺾고 그 탄력으로 대선에서 이 후보까지 이기는 것을 염두에 둘 것이다. 2002년 대선의 노무현 대통령 모델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호감도 높은 정치인이다. 반대로 윤 후보는 자질과 역량에서 아직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리는 민심을 붙잡지 못하면 한순간에 안 후보로 민심이 쏠릴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당장 선거 전략의 변화와 정치담론 수준부터 끌어 올려야 한다. 이 후보보다 안 후보를 상대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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