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2022년 '이것'으로 경쟁한다..'킬러' 콘텐츠 강화 나선 방송사들

장수정 2022. 1. 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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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들의 맹활약으로 잠시 주춤했던 지상파, 종편 등 방송사들이 각자의 전략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다. 지난해 축소했던 드라마 분야 투자를 늘리는가 하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도 한다. 수면 위로 드러난 위기를 방송사들이 어떻게 극복해낼지, 위기 심화와 극복이라는 갈림길에 선 방송사들의 올해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는 장장 4시간 동안 이어진 타 방송사와 달리, 2021년 연기대상 시상식을 역 130분 동안 축소해 진행했다. 시청자들의 지루함을 유발하지 않기 위한 배려는 아니었다. MBC는 지난해 ‘선택과 집중’을 이유로 들며 드라마 편수를 대폭 축소했었고, 그 여파로 시상식을 길게 진행하지 못한 것이다. 흥행 작품의 숫자가 많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드라마 축소 소식을 전하며 당시 MBC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작품성을 극대화한 명품 드라마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웰메이드로 인정을 받으며 흥행한 드라마의 숫자도 많지는 않았던 것이다. ‘검은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챙기기는 했지만, 두 작품 외에는 큰 관심을 받은 작품이 탄생하진 못했었다.


ⓒ웨이브

그러나 MBC도 올해에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다.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달 열린 창사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올해에는 드라마 제작에 1300억 원을 투입해 축소했던 드라마 제작 편수를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해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K-콘텐츠 시장을 주도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를 편성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가 하면,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삼는 최근의 흐름을 잇기도 한다. 배우 김희선 주연의 ‘내일’과 육성재 주연의 ‘금수저’가 그 예다. 이 외에도 4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소지섭과 임수향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닥터 로이어’와 박해진 주연의 ‘지금부터, 쇼타임’의 방송도 예고됐다. ‘닥터 로이어’는 의료 범죄 전담부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지금부터, 쇼타임’은 귀신과 공조하는 코믹 수사극을 표방한다.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부터 톱스타 기용, 다양한 장르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드라마 부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펜트하우스’ 시리즈와 ‘모범택시’, ‘원 더 우먼’ 등 흥행작들을 다수 배출한 SBS도 여전히 메가 히트작 배출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3일 열린 사내 경영계획 설명회에서 박정훈 사장은 슈퍼 IP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BS 그룹 가치 3조 달성을 위한 기반 조성’을 올해 목표로 내세우면서 각 분야의 과제로 드라마는 슈퍼IP 생산, 예능과 교양 부문은 킬러 콘텐츠 2개 이상 추가, 디지털 분야는 최강자 자리매김, 러브FM은 경쟁력 제고 등으로 구체화했다.


ⓒSBS

‘모범택시’, ‘원 더 우먼’ 등 어둡거나 무겁지 않으면서 빠른 전개로 흥미를 자극하는 장르물로 연속 흥행을 기록했던 경험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잇는다.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웰메이드 범죄 심리 수사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 지난해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 SBS 쇼케이스’에서 ‘모범택시’의 시즌2 제작과 김은희 작가의 컴백을 알리는 등 확장성이 있는 장르물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한 매체는 올해 방송 예정인 ‘소방서 옆 경찰서’가 제작 단계에서부터 시즌2까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펜트하우스’가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시즌을 거듭할수록 화제성과 시청률이 낮아지는 ‘반쪽짜리’ 성공을 거둔 만큼, 위험부담도 동시에 안고 있다.


지난해 0%대 드라마만 4편을 탄생시켰던 JTBC도 드라마, 예능에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반등을 노린다. 워맨스와 로맨스를 동시에 내세운 ‘서른, 아홉’부터 초등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형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그린마더스클럽’을 비롯해 박민영, 송강의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 이민기, 김지원의 ‘나의 해방 일지’, 송중기, 신현빈의 ‘재벌집 막내아들’, 강하늘, 이유영의 ‘인사이더’ 등 다양한 분위기를 예고했다.


신규 파일럿 예능도 적극적으로 선보인다. ‘가면 토론회’, ‘외나무 식탁’, ‘톡파원 25시’, ‘방구석 1열 확장판(가칭)’ 총 4편의 파일럿 예능 라인업을 공개하며 10여 편의 새로운 정규·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실험적이면서도 퀄리티 높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잠시 일상을 잃어버린 시청자들의 저녁 시간을 책임지는 동시에, 오직 JTBC만이 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지난해 새로운 기획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지 못했던 JTBC가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신선함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KBS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강조했다. 최근 김의철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에도 품격 높은 교양 다큐들을 제작해 시청자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는가 하면, KBS만이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로 현재 방영 중인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송년 특집 ‘We're Hero 임영웅’을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KBS의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은 공영성, 신뢰성, 독립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그 어떤 경쟁자도 넘볼 수 없는 우리만의 자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로맨스 사극 ‘연모’와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으로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 심수봉, 임영웅 단독쇼를 흥행시키고, ‘다큐인사이드-다큐멘터리 국가대표’와 ‘키스 더 유니버스’ 등 인상적인 다큐멘터리들을 남겼던 KBS가 자신들의 색깔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셈이다. 그간 쌓은 경험, 자산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노리고, 나아가 신뢰도를 쌓고 있는 KBS 또한 무한 경쟁 속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채널A와 TV조선은 히트 프로그램들의 세계관을 활용하며 시청자 붙들기에 나서고 있다. 채널A는 올해 자신들의 대표 콘텐츠인 ‘강철부대’ 시즌2를 통해 기존 팬들의 관심을 모을 예정이며, ‘하트시그널’의 제작진은 청춘들을 대상으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스타’를 연다. 이번에는 청춘들의 어떤 이야기로 울림을 선사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TV조선 또한 ‘국민가수’ 파생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예능 ‘개나리학당’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등 TV조선이 발굴한 어린이 출연자들의 활약을 담으며 세계관 확장에 나선다. 현재까지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예고하기보다는 기존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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