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만에 아파트 삼켰다..뉴욕아파트 19명 참사, 32년만에 최악

김서원 2022. 1. 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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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19층 규모의 아파트에서 불이나 소방대원 200여명이 투입됐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아파트에서 9일(현지시간) 오전 발생한 대형화재로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소방 당국은 사망자가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뉴욕시 브롱크스 이스트 181번가에 위치한 19층 규모의 복층 아파트 건물에서 큰 불이 났다. 200여 명의 소방관이 동원돼 화재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1시경 불길을 잡았지만, 어린이 9명을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4살짜리 아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상자 32명 등 총 63명의 부상자가 브롱크스 인근 병원 5곳으로 나눠 후송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길은 2~3층 복층 아파트 침실에서 시작돼 3분만에 아파트 전체로 번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다니엘 니그로 뉴욕시 소방청장은 "(출동 당시) 19층 건물 높이만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며 "건물 안으로 진입했을 때 다량의 유독가스로 인해 거의 모든 층에서 심근경색 및 호흡정지 상태인 사망자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했던 뉴욕시 브롱크스의 아파트에서 소방대원들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니그로 청장은 현장 취재진에게 "고장 난 전기난로에서 최초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방화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건물 전체에 급속도로 유독가스가 퍼져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니엘 매지코프스키 화재안전연구소장은 NYT에 "화재 발생 초기, 주민들이 대피를 위해 문을 열어뒀는데 이를 통해 외부 공기가 대량 유입되면서 불길이 확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방관들이 브롱크스 화재 현장 희생자를 후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1972년에 준공된 것으로 120가구 규모다. NYT에 따르면 입주자 대다수가 중남미·아프리카 출신 이슬람계 이민자로, 정부의 월세 임대 보조금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이었다. 건물주 측은 "이날 화재경보 시스템은 정상 작동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피한 주민들은 "평소에 화재경보기가 자주 오작동돼, 이날도 처음엔 가짜 경보가 울린 줄 알고 무시했다"고 증언했다.

니그로 청장은 "건물에 화재 대피로가 따로 없고, 내부 계단만 있는 구조"라며 "내부 계단 위치를 아는 주민들만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연기가 자욱해, 건물 내부에 빠져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 브롱크스 화재 현장 인근 주민이 창문을 통해 화재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외신들은 이날 화재가 1990년 브롱크스의 해피랜드 나이트클럽 방화 이후 32년 만에 뉴욕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라고 전했다. 당시 사고로 8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상자 등 피해 규모가 끔찍할 정도"라며 "현대 뉴욕에서 목격한 최악의 화재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니그로 뉴욕시 소방청장이 취재진에게 화재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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