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트리플크라운' 삼성화재, 대한항공 꺾고 최하위 탈출

유준상 2022. 1.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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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 V리그] 봄배구 희망 이어가게 된 삼성화재

[유준상 기자]

인천 원정길에 오른 삼성화재가 값진 승리를 따냈다.

삼성화재는 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대한항공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5-25, 30-28, 25-21, 19-25, 15-11)로 승리를 거두고 승점 2점을 획득했다. 또한 이날 경기로 OK금융그룹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6위로 도약했다.

상위권에 있는 대한항공과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삼성화재의 거리가 먼 게 사실이지만, 두 팀이 만날 때마다 늘 접전이 펼쳐졌다. 1라운드의 경우 예상을 뒤엎은 삼성화재가 세트스코어 3-0 셧아웃을 만들었고, 이후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대한항공이 승리했으나 2경기 모두 풀세트까지 진행될 정도로 치열했다.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경기. 삼성화재 선수들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제공
 
2세트 잡은 삼성화재, 이번에도 풀세트 끌고갔다

1세트는 대한항공의 몫이었다. 1세트 초반 고희진 감독이 일찌감치 타임아웃을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웜업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임동혁이 아닌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이 선발로 출전해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이 시동을 걸자 삼성화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2세트 13-14에서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하며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단숨에 5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곧바로 추격을 당하면서 대한항공에 역전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22-24에서 정지석의 서브범실에 이어 곽승석의 오픈 공격마저 벗어나면서 2세트가 끝나지 않았다.

다섯 번의 듀스 접전 끝에 웃은 팀은 삼성화재였다. 경기의 흐름을 바꿨던 러셀이 28-28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고, 정지석의 퀵오픈까지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1세트에 남긴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2세트를 잡은 삼성화재는 3세트 10-10에서 러셀의 연속 서브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세트 중반 이후 링컨의 분전에 힘입어 대한항공의 추격이 이어졌으나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던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부터 삼성화재를 몰아붙였다. 정지석과 조재영의 서브 때 연속 득점을 뽑아내더니 11-3까지 격차를 벌렸다. 더 이상 추격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던 삼성화재는 4세트 후반 러셀과 황경민 등 주전급 선수들을 불러들이면서 5세트에 초점을 맞췄다.

펄펄 날아다닌 러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잠시 숨을 고른 게 큰 힘이 됐을까. 5세트 코트 체인지 이전까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홀로 5점을 책임진 러셀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안우재와 황경민이 러셀을 도왔고, 11-11에서 링컨의 서브가 벗어나는 등 점점 승부의 추가 삼성화재 쪽으로 기울어졌다.

12-11에서 기나긴 랠리 끝에 득점으로 연결시킨 러셀의 백어택, 링컨의 후위공격자 라인 침범까지 나와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삼성화재가 승기를 굳혔다. 링컨의 백어택 시도마저 황경민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경기가 그대로 마무리됐다.

역시나 승리의 '일등공신'은 러셀이었다. 네 차례의 서브득점을 포함해 무려 33득점을 기록,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득점 각각 3개 이상 기록하는 것)을 달성했다. 시즌 평균(47.3%)보다 공격성공률(44.83%)이 높진 않았어도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나란히 9득점을 올린 신장호와 황경민의 분전도 돋보였고, 한상길(7득점)과 안우재(5득점) 역시 팀의 최하위 탈출에 크게 기여했다. 경기 초반 한숨을 푹푹 내쉴 수밖에 없었던 고희진 감독은 승리가 확정되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의 경우 팀 간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아 연승, 혹은 연패가 팀 순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 봄배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삼성화재가 남자부 순위권 판도를 요동치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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